서귀포 바다 위 둥둥 떠 있는 '섶섬'과 '문섬'이 한 눈에 보이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그림 같은 풍경을 둔 '왈종 미술관'인데요. 왈종 화백의 작품은 색감이 화사하고 또 오브제들이 유쾌하고 경쾌해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아집니다. 무엇보다 황홀했던 건 옥상정원에서 보는 풍경이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면 하늘이 물들고 바다가 물드는데, 또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거기에 야자수와 야자수 사이, 섬과 섬 사이 함께 한 사람들이 있어 더 없이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풍경을 눈에 담으며 생각합니다. 사이사이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이어져 있구나. 빈 공간에 좋은 사람들을 그려 넣으니 행복해집니다. 거창하진 않지만, 어쩌면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그려지고 있는 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