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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브리핑을 하고 있다.
▲ 현안브리핑 하는 장제원 대변인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브리핑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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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의 '미친개' 논평의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관련 기사 : 자유한국당, 일선 경찰 반발에도 "미친개" 비난 계속).

장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울산경찰청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두고 "(경찰이) 정권과 유착해 20세기 권위주의 정권의 서슬퍼런 공안정국을 만들고 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고 말해 경찰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 소속 회원 경찰관들이 25일 장 의원의 부산 사무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논평의 핵심 당사자인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같은 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비유법'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홍준표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도랑을 흙탕물로 만든다고 한다"라며 황 청장을 '미꾸라지'에 비유했다.

울산경찰청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수사는 "청부수사"로 깎아 내렸다. 홍 대표는 "14만 경찰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주는 떡도 마다하는 울산경찰청장의 행태를 보니 경찰 수사권 독립은 요원하다"라면서 "이기붕의 자유당 말기 백골단을 연상시키는 일부 경찰 간부들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청장 "공천 일에 압수수색? 맞추려야 맞출 수도 없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울산경찰청장 해임안 결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장 수석대변인이 지목한 대상은 일부 경찰에 한정돼있음에도 경찰 전체가 모욕당했다며 조직적 행동을 구사하는 것은 정권 사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라면서 "문 대통령은 헌법 개정안만 전자결재할 것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의 즉각 해임 전자결재안도 오늘 서명해 달라"고 말했다. 

문제 논평의 발화자인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의 대상은) 구체적으로 의혹의 대상자인 황 청장을 거명하고 있다"라면서 "난독증인지 고의인지 말꼬투리를 잡아, 경찰 전체를 모욕했다며 침소봉대해 선동을 일삼는 세력 앞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라고 주장했다.

황 청장은 반대로, 자유한국당의 이 같은 공세를 "부당한 압력"으로 규정하고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는 꼿꼿함으로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명정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라고 맞받았다.

장 수석대변인이 정권 유착 수사 가능성을 주장하며 ▲울산시장 공천 발표 날 시청 압수수색 ▲여당 공천 유력인사 접촉 등을 근거로 든 것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황 청장은 "수사는 (김기현) 시장 비서실장의 몇 가지 비리의혹에 대한 첩보가 이첩된 1월초 시작됐다"라면서 "3월 들어 증거물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신청 후 검찰과 법원을 거치는 동안 어느 단계에서 제동이 걸릴지 그대로 발부될지 또 발부까지 얼마나 소요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공천 발표 일에 일부러 맞추려야 맞출 수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홍준표의 '장제원 엄호', 볼썽 사납다"

25일 부산 사상구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전국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 회장인 유근창 경남경찰청 경위가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장 의원은 최근 경찰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와 관련해 야당 탄압이라며 경찰을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비난했다
 25일 부산 사상구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전국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 회장인 유근창 경남경찰청 경위가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장 의원은 최근 경찰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와 관련해 야당 탄압이라며 경찰을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비난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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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청장이 지역 유력인사를 만나 현안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조언을 청취하는 것은 청장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 중 하나다"라면서 "그래서 야당 국회의원 중 세 분들과도 1~2차례씩 만났고, 그 즈음에 울산시장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났다"라고 반박했다. "야당 국회의원과 시장을 만나는 건 괜찮고 여당인사를 만나는 건 부적절한 처신이냐"는 것이다.

한국당의 '미친개' 논평을 두고 여야의 질타도 함께 이어졌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홍 대표가 장 수석대변인의 경찰에 대한 막말을 엄호해주고 나서는 건 국민으로선 볼썽사나운 모습이다"라면서 "(홍 대표의 말은) 흉기로 큰 부상을 입히고 온 아이에게 마냥 잘했다고 칭찬하는 부모와 같은 격이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특히 같은 날 울산시당 개편대회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전략공천 받던 날 검찰 압수수색을 받아 소문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단초를 제공한 것이나, 그런 식으로 수사하는 것이나 다 '쪽팔린' 일이다"라며 양측을 동시에 비난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논평 자체를 문제 삼았다. 하 의원은 "영장을 발부할 정도면 뭔가 잘못한 게 있는 거다. 잘못한 게 있으면 자숙해야한다"라면서 "경찰을 미친개라고 욕한 사람이 미친 거다. 더 이상 옳지 않은 미친 사람들 뽑지 말자"라고 강조했다.


태그:#장제원, #미친개, #경찰, #황운하,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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