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공작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최아무개 삼성전자서비스 전무가 15일 구속됐다. 최 전무를 도와 실무를 전담한 것으로 알려진 윤아무개 상무는 앞서 영장이 기각된 것에 이어 또 한 번 구속을 면했다. 그러나 윤 상무 역시 범죄혐의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만큼 검찰의 '윗선' 수사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노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최 전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윤 상무와 공인노무사 박아무개씨, 부산동래센터 전 대표 함아무개씨의 구속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최 전무는 현재까지 진행된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노조 와해 작업을 총괄한 인물로 알려진 만큼, 삼성전자 등 그룹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 전무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지난 2013년 7월 노조가 설립되자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노조 와해 공작인 '그린화' 작업을 총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그 과정에서 노조가 설립된 협력사(서비스센터) 4곳을 위장 폐업하고, 협력사 사장에게 수억 원대의 금품을 불법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노조탄압에 항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합원 염호석씨의 유족에게 거액을 건네 회유하고, 노동조합장 대신 가족장을 치르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경찰은 노조가 장례 준비 중이던 병원에서 강제로 염씨의 시신을 가지고 나와 유족들에게 인계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을 막던 노조 간부들이 연행돼 구속되는 일도 발생했다.
한번 영장이 기각됐던 윤 상무는 종합상황실 실무책임자로 지난 2013년 7월부터 '그린화' 작업을 실시하고 3곳 협력사의 기획 폐업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지는 않았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하며 윤 상무가 "범죄혐의에 관하여 피의자가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관련자들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았지만, 검찰의 수사는 계속 윗선을 향해 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노조 현안에 대응한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고, 구속된 최 전무 등이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정기적으로 노조 관련 보고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지난 2014년 공개된 삼성 에버랜드 노조의 와해 공작 내용이 담긴 'S그룹 노사전략' 문건 등도 재고발 돼 있어 검찰의 윗선 수사는 불가피한 상태다.
한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형사수사부는 오늘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같은 건물에 있는 콜센터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정자서비스 본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노조원들의 일감을 일부러 줄였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