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지엠에서 통지서가 날라왔다. 쉐보레 크루즈 차량의 리콜 사전 안내문이었다.
'다카타 사의 운전자석 에어백에서 결함 발견'이라며 '에어백 전개 시 금속 부품이 튀어나와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적혀있다.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고객님, 불편하게 해 죄송합니다. 부품을 빨리 확보해 내년 상반기에 조치해드릴 예정입니다."
이게 무슨 날벼락. 그럼 나는 내년 상반기까지 운전자를 죽일지도 모르는 에어백이 달린 운전대를 잡아야 하나?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에어백이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 무기가 된 것이다.
상담원에게 정중히 물었다.
"그럼 저는 내년 상반기까지 불안하게 차를 타야 하는 건가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다카타 제품이 멕시코와 독일에서 생산이 되는데 이번 문제는 멕시코 생산품의 결함이었습니다. 한국은 독일제를 쓰고 있는데 아직은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안전한데 혹시 모를 가능성 때문에 리콜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부품을 빨리 확보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 부품 결함이 상담원의 잘못도 아니고 죄송하다는데 할 말이 없었다.
힘없는 소비자는 내년이 빨리 오길 기다리며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불안감으로 운전대를 잡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