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이용수. 토영(통영)에 계시는 여러분 진정 고맙고 사랑합니다. 영원히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고 김복득 할머니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남긴 방명록이다. 이 할머니는 2일 통영 충무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고 김복득 할머니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통영노인전문병원 장례식장의 빈소와 이곳 분향소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신용현 국회의원(바른미래당)은 조문한 뒤 "그토록 원하시던 일본의 진정한 사과 받지 못하고 가시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또 한점순 전 통영시의원은 "훨훨 날아 편히 잠드소서", 윤선화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 대표는 "살아생전에 받지 못한 일본의 사죄, 끝끝내 받아내겠습니다. 영면하세요",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아 아픔을 해결하겠습니다"라고 방명록이 기록했다.
또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고인이 남기고 가신 큰 뜻, 평화로운 한반도로 보답하겠습니다. 전쟁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십시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김복득 님, 이제 나비되어 편안히 떠나십시오"라고 방명록에 서명했다.
김경원 등 학생들은 "할머니, 저번에 뵀을 때 '다음에 또 봬요' 라고 말하고 갔는데, 이렇게 다시 보게 되어서 아쉽고, 할머니께서 원하시던 일본의 사과 못 듣고 눈 감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가 계신 곳에서도 들을 수 있게 일본의 사과는 저희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라고 했다.
김경수 도지사는 취임 첫날인 이날 김복득 할머니 장례식장을 방문하여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에 깊게 공감하며 유족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김경수 도지사는 "김복득 할머니는 우리 근대사의 가장 뼈아픈 시대를 맨몸으로 견디신 희생자셨고, 우리에게는 자랑스럽고 소중한 경남도민이셨다. 끝내 마지막 소원이신 일본정부의 진심어린 사죄를 받지 못하고 눈을 감으셨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도지사는 "우리는 김복득 할머니의 한 맺힌 생애와 용기 있는 노력을 잊지 않고, 우리에게 맡겨진 숙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김복득 할머니는 지난 1일 오전 4시경 향년 101세로 별세했다. 김복득 할머니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22세 되던 해 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필리핀 등지로 끌려가 위안부 피해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