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학생인권조례안 제정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그 내용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나 공론화가 더 필요해 보인다.
마산YMCA '창원시평화인권센터'는 1월 10일 낸 '청소년 인권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11월 사이 창원지역 청소년 3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단체는 "설문조사는 창원시에 거주하고는 청소년의 인권에 대한 주관적 인식 및 욕구를 파악함으로써 올바른 인권의식과 인권 친화적 사회분위기 조성 그리고 청소년 인권 교육에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했다.
경남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해 제정 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59.7%가 '모른다'라고 응답했다. 인권조례 제정 찬반을 묻는 질문에서는 67.7%가 찬성 의사를 밝혔고, 30.1%가 '의견 없음'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청소년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조례 제정이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30% 청소년들이 의견 없음이라고 응답한 것에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학생인권 조례에 관한 정보가 청소년들에게도 충분히 제공되고, 토론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의 14개 항목과 관련된 질문에서 90% 이상이 찬성의 의견을 나타냈다. 반대 의견이 다소 높게 나타난 내용은 '체벌이나 모든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18명 5.2%), '두발 및 용모와 복장에 대해 개성을 실현할 권리'(15명 4.1%)이다.
이 단체는 "소수의견이지만 체벌과 용모에 대하여 자신들과 같은 청소년에 대한 체벌이 필요하다 생각하며 학생다운 용모가 지켜져야 된다고 생각하는 응답도 있었다"고 했다.
또 학생인권조례안의 큰 논쟁거리인 '소수 학생의 권리 보호'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서는 359명인 98.1%가 '찬성'이라고 응답하였다.
마산YMCA는 "성 정체성을 스스로 찾아 정하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대해 주장하는 응답도 있었다.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성인들과 청소년들의 인식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다"고 했다.
이어 "학생인권 조례에 반대하는 성인들의 의견보다도 청소년의 생각을 반영하는 조례 제정이 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학교와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더 많이 더 심각하게 경험하는 성별, 학업성적, 외모로 차별 받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성별'에 따른 차별 경험 '꽤 그렇다' 18.9%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차별문제에 대해, '성별'에 따른 차별 경험이 '꽤 그렇다'가 69명(18.9%), '매우 그렇다'가 25명(6.8%)이 응답해 합산 인원 94명으로 다른 경험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학업 성적을 이유로' 60명(16.2%), '외모를 이유로' 35명(9.5%), '성 정체성을 이유로'와 '가정환경을 이유로'는 각각 9명(2.4%),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각각 2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일상생활 속 성차별문제는 성인들만 겪는 사회문제가 아니라 청소년들도 경험하는 문제이다"며 "특히 기타 답변 중 '여성인권운동을 하기 때문에 차별을 당했다'는 답변은 성 평등을 위한 노력과 관심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마산YMCA는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성차별문제는 잘못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고착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생물학적 지식전달에 거치는 성교육이 아니라 성인지 감수성과 올바른 성 평등의 가치를 심어주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제공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인권정보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55%의 청소년들은 아동, 학생, 청소년인권에 관련된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마산YMCA는 "어린이, 청소년의 정보 부족은 인권 침해 시 적절한 대처를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인권 의식을 높이고 인권침해 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보 제공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