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 지자체의 이색적 지방자치 정책들이 다시 모였다. 작년 대전·충청권에 이어 올해 첫 '참 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가 17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지방의 우수정책을 알리고 지자체간 교류를 활성화해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개최된 것으로 이번이 2번째다.
이날 정책대회는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주최하고 <오마이뉴스>와 한국지방자치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지방행정 모범 사례를 공유하며 자치분권 등 지방자치제도의 내실 강화를 위한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자리에 모인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단체장들은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지역경제, 복지, 교육 등의 문제해결 정책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쏟아냈다. 이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비전과 성공사례들을 소개하며 확산을 기대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문제 및 슬럼화 지역에 대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고민들이 많아 전반적 복지의 문제가 화두로 대두됐음을 느끼게 했다.
서울, 인천, 경기도의 경우 지방에 비해 인구밀집도가 높고 기반시설이 부족 등으로 인한 민원과 사회문제들이 많은 지역으로 그에 대한 단체장들의 고민들이 전해졌다. 건축물 품질검수, 마을주차장, 사물인터넷기반 안전관리, 생애주기별 통합 서비스 플랫폼 등이 선보였다.
첫 발표를 시작한 서철모 화성시장은 참여를 통해 주민 스스로 지역을 바꿔나가는 '화성시민 지역회의'를 소개했다.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지역의 사업 및 예산집행 등을 결정해 지역의 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다. 서 시장은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강력한 정부가 아닌 소통하는 정부"라며 "지난 1년여간 주민의견 수렴을 위해 50명, 100명 모여서 1년에 200회의 회의를 진행했다. 화성시가 숙의민주주의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안부에서 화성시 모델을 채택했다"며 "마을의 모델을 만들어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시민의 대변자의 가장 큰 의무"라고 강조했다.
생애주기별 통합 서비스 플랫폼인 '이천 온 드림'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해당 서비스는 한 사람이 태어나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서 알려주는 것으로 지자체의 좋은 정책과 서비스가 있음에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고안됐다.
발제에 나선 엄태준 이천시장은 "좋은 서비스가 있더라도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몰라서 행정 서비스를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촘촘한 제공망이 구축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천시는 서비스 구축시 임신, 출산, 다문화 등 세분화를 통해 시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중점을 뒀다. 시는 올해 4월까지 보완해 활용도를 더욱 높여 시민들의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대희 군포시장은 현행 건축법에 의한 문제점에 주목했다. 현행 건축법과 주택법은 적용받는 곳이 달라 준공 이후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건축법 적용을 받는 소규모 주택들의 경우, 실제 의무 점검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시공사가 입주자에게 책임을 넘기는 사례가 종종 일어난다. 이에 군포시는 시에서 검수단을 운영해 품질검수위원이 검수 후 지적사항 조치 완료 후 준공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시장은 "건축물에 관한 조례가 잘못 변경되면서 실제로 소규모 단독 아파트들이 대규모로 남발됐다"며 "시공자가 입주자에게 책임을 넘기고 입주자가 책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정책 추진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건축물 품질검수제 이후 입주민들의 민원제기가 전무하게 됐다"며 "건축물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자평하며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되길 바라는 바람을 전했다.
장덕현 부천시장은 주차장 확보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장 시장은 "어느 도시나 주차상황을 만족하는 곳은 없다. 부천도 마찬가지"라며 "반값 주차장 정책으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부천시의 '아파트 같은 마을 주차장 정책'은 주민들이 토지를 제공하면 시가 공영주차장 건립 후 시민들이 주차 임대료 수익을 얻는 형태다. 시는 매년 3천~4천만 원 수익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이를 통해 부지확보 어려움해소와 주차장 건립비용 예산을 1면당 50% 이상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장 시장은 해당 정책으로 주차장 부족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을 다짐했다.
서울 구로구는 예전 수출산업의 중심지로 국내산업을 떠받쳐왔다. 산업형태의 변화가 일어나며 과거의 영광이 가라앉긴 했지만 아직도 1만여 개의 기업이 지역에 남아있다. 실제 구로구는 2017년 전국 최초로 공공와이파이가 설치된 곳이다. 또 2018년 1월에는 구로구 내 전용 사물인터넷 전용망이 설치됐다. 해당 기반시설이 설치된 곳은 전 세계에 뉴욕과 구로구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IoT기반 위험 시설물 안전관리 예·경보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청장은 "최근 잇따른 노후건축물, 공사현장 붕괴사고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저희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나 예측과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이 방식을 벗어나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개발한 센서 등을 안전등급 D, E 교량, 축대에 설치했다"며 "0.01미리 균열, 기울기에 반응, 0.3 초당 진동에 반응하는 loT기반 위험시설물 안전관리 예경보 서비스 개념이다. 행정안전부가 전국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주거안전망 구축을 위한 MH마포하우징을 발표했다 포천시 이계삼 부시장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방역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최종환 파주시장은 철저한 관리를 통한 예산 절감방안을 공개했다.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마을방송국을 소개해 청중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보편적교육복지를 통한 지역과 학교의 협업을 강조하고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낙성벤처벨리 조성을 통한 지역 발전의 비전을 나타냈다. 김정식 인천 미추홀구청장은 지역의 어려운 주민들을 살피기 위한 무보수 명예사회복지공무원들의 활약상도 공개했다.
끝으로 김선갑 서울광진구청장은 인구절벽해소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에 대해 밝히며 젊은 층들의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의례적인 정책만으로는 변화가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