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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열리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언론은 거대양당 후보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주로 조명한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엔 1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중 눈에 띄는 후보가 있다. 바로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다.

기본소득당은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함께했다. 시대전환도 마찬가지.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 국면에선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는 민주당과 단일화를 했지만, 기본소득당은 그러지 않았다. 왜 신 후보는 민주당과 단일화 하지 않았는지 등이 궁금해 지난 29일 그를 전화로 만났다. 다음은 신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선거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힘들어... 기본소득당이 성장하는 시간"

-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5일 지났는데 해보니 어떠세요?

"지금 선거 운동 계속해 나갈수록 많은 서울 시민분들이 보궐선거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가는 곳마다 지지와 응원을 되레 제가 많이 받고 있습니다."

- 이번이 다섯 번째 출마잖아요. 냉정히 말하면 당선 가능성이 낮아요. 힘들지 않으세요?

"정당에 있어 선거는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귀중한 기회이기도 하니까 선거 시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저겐 더 힘든 시간일 것 같아요. 지난 9월부터 거의 6개월 넘게 선거 준비를 하면서 38곳 시민사회단체와 미팅도 하고 정책 다듬었습니다. 후보인 저뿐만 아니라 기본소득당 전체가 성장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 홍대 유세 중 오세훈 후보 측 차량이 가로막았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리셨던데 어떤 상황이었어요?

"하루종일 비가 오는 날이었어요. 그래서 중간에 일정들을 몇 개를 취소하고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집중 유세를 해보자고 갔을 때였어요. 멀리 오세훈 후보 유세 차량이 있었던 상태였고 저희도 유세차량 자리를 잡고 유세를 하려고 했죠. 아직 오세훈 후보가 도착하지 않았고 저는 유세 약속한 시간이 돼서 유세를 시작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연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어요. 홍대 상상마당에 차 없는 거리처럼 넓은 공터가 있는데 거기에 마치 삼팔선 가르듯 오세훈 후보와 저 사이에, 거의 제 바로 앞에 흰색 차량 한 대가 가로막더라고요. 오세훈 후보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이 제가 전혀 보이지 않게, 차량으로 제가 말하고 있는 도중에 막았었고요.

저희 선본 사람들이 이 차는 어떤 차이며 왜 후보가 안 보이게 가로막는 곳에 주차하는지에 문제제기하는 과정들이 있었어요. 주차하신 분은 경찰의 중재도 막 피하고 후다닥 어딘가로 가셨고요. 그 차량 탑승하는 사람을 제보받았는데 김성동 전 의원이었어요."

- 선거 운동할 때 그렇게 하기도 하나요?

"보통 선거운동원들이 유세할 때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같이 하기도 하는데, 후보의 선거운동은 굉장히 존중해주는 방식이 있죠. 예를 들어 제가 28일 신림역에서 유세차 이용해서 유세하고 있는데 박영선 후보는 안 계시고 음악 나오고 차량만 있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저희 선거 운동원들이 발언할 때는 동시에 음악이 나가는 상황이었지만 제가 발언할 때는 박영선 후보 차량에서 음악을 꺼주시고 제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셨어요. 근데 오세훈 후보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제가 연설을 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오세훈 후보 측에서는 발언 시간이라든가 이런 것을 조율하자는 협의는 전혀 없었던 상황이었고 그렇게 방해를 하고 홀홀 떠나셨죠."

시대전환은 민주당과 단일화... 기본소득당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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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보도가 거대 정당 후보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 같은데.

"너무 아쉽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뉴스만 보는 사람들은 거대양당 외에 출마한 후보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양당 중심으로 보도가 되고 있어요. 이것은 분명히 서울시민들의 알 권리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언론에서도 다른 후보들이 가진 비전 특히 우리 서울시민들이 궁금해 하시는 비전들을 알릴 수 있는 보도 인터뷰를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 후보 토론회도 나눠 하잖아요.

"오늘(29일)하고 왔어요. 나눠서 했어요. 9명이랑 토론회 했는데 저한테 주어진 시간이 제일 처음 발언과 마무리 발언까지 포함해서 11분이었거든요. 제가 지난 6개월간 저의 선본이 함께 고민하고 만든 기본소득 서울, 성평등 하고 평등한 서울을 어떻게 만들 건지 충분히 말씀드릴 기회가 없어서 너무 아쉽습니다."

- 이번에 민주당이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와도 단일화했잖아요. 기본소득당도 총선 때 민주당 위성정당에 참여했는데 이번에 단일화 제안 없었는지, 아니면 거부한 건지.

"제가 서울시장 후보 중에서 가장 먼저 선거 출마선언을 할 때, 이번 선거에서 네 가지 불평등문제 해결해야 하는데 반드시 성평등 서울 비전 경쟁해야 된다고 굉장히 여러 차례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인지 민주당 측에서는 단일화와 관련된 직접적인 이야기들은 없었고요.

나아가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같은 경우에는 출마선언과 여러 공약 관련해서 성평등 서울에 대한 약속을 하시진 않으셨어요. 그래서 시대전환과 민주당이 단일화 할 수는 있었겠지만, 저와는 애초에 페미니스트 여성 시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힌 만큼 단일화를 제안하기도 어렵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민주당 의원들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인데 어떻게 보세요?

"아직도 집권여당이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려는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집권에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과 관련한 책임 있는 사과와 비서실에서 함께 일했었던 사람들이 저질렀던 2차 가해에 대한 재발 방지 방안을 하나도 약속하지 않는 상태에서 지금 박원순 전 시장에 미화에만 굉장히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행동들이 실제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피해자뿐만이 아니라 직장 내에서 수없이 성희롱당하고 성추행당하고 있는 여성들을 입막음하는 일이라는 것을 엄중하게 받아들이셔야 된다고 봅니다."

- 무상 생리대 도입 공약에 대해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기본소득과 페미니즘이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이냐"며 "기본소득은 행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잘한 복지를 통합해 기본소득화 하는 개념"이라고 비판하던데.

"그분은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가 너무 없으셔서 놀라웠고요.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수많은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누군가의 딸 아내 어머니가 아닌 나 자신 그 자체로 존중하는 것이 기본소득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도 세대주에게 지급한다고 했을 때 세대주가 아닌 개개인에게 줘야 성평등한 거라고 수많은 여성이 목소리를 내기도 했어요.

그런 측면에서 기본소득과 페미니즘을 만날 수 있는 연결고리가 굉장히 많고, 기본소득이 보장됐을 때 성평등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는데, 그런 이해와 공부 없이 그냥 페미니즘을 공격하고 싶어서 하는 말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다른 자잘한 사회복지 통합해서 행정비용 낮추기 위해서 기본소득 개념화된 거라고 말씀하시는데 전 세계적으로 말하는 기본소득 정의에 어느 하나도 맞지 않는 이야기들로 기본소득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봐요."

"7대 공약 중 성평등이 맨 먼저인 이유는"

- 지난해 12월에 기본소득 연 50만 원 주겠다고 하셨는데 80만 원으로 올렸어요. 이유가 있나요?

"저도 출마선언 하고 정의당에 권수정 시의원도 출마 준비를 하고 있었던 당시에 재산세 과세 하겠다고 공약하셨잖아요. 12월 이후에 코로나 확산 더 심각해지고, 부동산 불평등의 문제가 3기 신도시 문제까지 퍼지고 있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좀 이어졌어요. 고민 끝에 재산세와 취득세는 서울시장 권한으로 탄력세율 조정에서 과세하는 방향으로 재원을 마련하면 충분히 연 80만 원이 가능하겠다고 수정이 된 거예요."

- 기본소득 하면 다른 복지는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던데.

"기본소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충분한 기본소득이 돼야 한다고 하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나아가자는 것이지, 모든 복지를 돈으로 환산하자는 게 아니에요. 우리 사회에서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할 때 기존에 있는 복지와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필요해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복지는 다른 나라의 비해서 사실 굉장히 좀 부족한 편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기본소득이라는 것을 바닥에 깔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복지 역시 탄탄해지는 사회복지, 사회 안전망에 대한 전체적인 틀을 같이 그리면서 논의가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소득당은 복지를 축소하면서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된다고 전혀 주장하지 않고요. 기본소득은 가장 밑바닥 그리고 그 위에 촘촘한 사회 복지를 더 쌓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된다고 제안 드리고 있어요."

- '7대 기본 서울 공약' 맨 앞에 성평등 서울을 내세웠잖아요. 아무래도 이번 선거가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의혹으로 치러지는 선거라서 그런가요?

"이번에 제안 드린 7대 기본 서울 같은 경우에 사실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경중을 크게 따지지 않고 모두 중요한 공약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자님 말씀처럼 이번에 보궐선거가 발생한 이유에 권력형 성폭력에 문제가 있었어요. 성폭력 문제를 3기 신도시 투기 사건처럼 모든 걸 전수조사 하겠다고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떤 개인의 치부 문제 정도로 축소하려고 하잖아요. 성평등은 더 이상 나중으로 미뤄선 안 되는 과제고 지금 당장 만들어야 할 우리 서울의 모습이라는 생각으로 가장 먼저 배치하게 됐죠."

- 성평등 서울을 위해 뭐가 가장 필요하다고 보세요?

"취임 첫날 뭐할 거냐고 묻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그때 공공부문 성폭력 전수조사부터 시작하겠다는 말씀드렸는데요. 전수조사를 통해서 서울시의 조직문화가 얼마나 가부장적이고 성 불평등한지 파악해서 성평등 업무지침을 만들고 전반적인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바꿔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서울시 조직부터 성평등 하게 바꿔야 이들이 지원하는 성폭력 피해 여성이나 차별받는 많은 시민 지원에 있어서도 인권의 가치를 세울 수 있을 거로 생각하거든요. 그런 취지로 공공 부문 성폭력 전수조사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박영선·오세훈은 10년 전 공약 재탕... 대안 제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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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를 두고 '모두 고인 물로 썩어간다'고 했는데.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뭔가요?

"일단 10년 전 선거 재현을 보는 듯한 재탕 후보라는 점이 하나 있고요. 또 다른 것은 지금 성 불평등, 코로나 불평등, 부동산 불평등처럼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요. 하지만 거대양당이 계속 정책을 재탕하고 근본적인 새로운 대안을 전혀 제시 못 한다는 측면으로 고인 물 정치라고 명명했었던 겁니다.

지금 이 두 후보님이 계속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말씀하시니까 벌써 압구정 땅값 치솟고 있거든요. LH 투기 사건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 이야기해 놓고서는 또다시 국민을 부동산 불평등한 사회로 몰아놓고 영끌하게 만들어요. 이 역시 고인 물 정치라고 봅니다."

-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저는 10년 전에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지면 자기가 사퇴하겠다고 이야기하셨던 것처럼 자기가 뱉었던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땅 측량하는 곳에 오세훈 후보가 왔었다는 증언이 있었고, 지난 TV 토론에서 자기는 결사코 몰랐다는 것이 거짓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건 일단 시간 끌기 하겠다는 것이라 봅니다. 더 책임있게 증언해주신 분과 대면을 하든, 언론이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셔야 한다고 봐요."

- 박영선 후보는 자신이 20대에 지지 못 받는 이유가 '20대가 역사적 경험치가 없어서'라고 하는데.

"저는 20대의 분노에 대해서 20대를 탓하는 거라 봅니다. 전형적인 정치 혐오 심화 발언이라고 생각해요. 20대에겐 몇 년간 문재인 정부 약속의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는 분노가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분노를 받아 안고, 코로나 재난에도 취약했던 20대가 살아갈 평등한 사회에 대한 설계와 정치적인 대안을 내놓으셔야 하는 분이 전형적으로 국민 탓 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도 박영선 후보는 첫 여성 시장으로서도, '엄마' 같이 다 품겠다는 말과 달리 시민의 삶을 품을 수 없는 그릇을 보여 주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청년 당사자로서 다른 시대를 살아왔었던 국민을 정치적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굉장히 무례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일주일 남았는데 어떻게 선거운동 하실 생각이에요?

"놀랍게도 지금까지도 계속 정책협약이 되고 있어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서울시민들이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고 하는 서울시 현안들을 끝까지 경청하면서 서울 시민들께 지난 6개월간 기본소득당이 만든 기본소득 서울 평등한 서울의 모습을 상상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알리려고 합니다. 

이번 선거는 평등한 서울을 누가 앞당길 수 있을지, 그리고 평등한 서울 얼마나 빨리 오게 할지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생각해요. 거대양당에 지쳐, 정치혐오가 더 깊어져서 투표를 포기할까 생각하시는 많은 분이 평등한 서울 건설을 위한 투자로 꼭 저 신지혜에게 한 표 찍어 주셔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