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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와 화섬식품노조대전충북지부 등은 13일 대전 서구 둔산동 파리바게뜨 둔산제일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PC그룹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민주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와 화섬식품노조대전충북지부 등은 13일 대전 서구 둔산동 파리바게뜨 둔산제일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PC그룹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민주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 노동계가 파리바게뜨의 사회적 합의 불이행과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투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와 화섬식품노조대전충북지부 등은 13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파리바게뜨 둔산제일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PC그룹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민주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017년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와 카페기사 등은 불법파견과 임금꺾기(근로시간을 조정해 초과분 임금을 주지 않는 것), 점주의 갑질 등이 만연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파리바게뜨지회를 설립, 투쟁에 나섰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과 노동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조사를 벌여 제빵기사 4362명과 카페기사 1016명 등 모두 5378명의 불법파견과 연장근로수당 등 110억1700만 원 임금체불 사실을 적발,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파리바게뜨가 이들에 대해 직접고용을 하지 않을 경우, 500억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고 명령했다.

하지만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법원에 '시정명령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결국 2018년 1월 파리바게뜨지회와 가맹점주, 시민단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정의당 비상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빵기사 자회사 고용, 이들의 급여를 3년 안에 본사 소속 제빵기사 수준에 맞추겠다는 '사회적합의'를 맺었다.

그후 SPC그룹은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를 설립해 전국의 제빵기사 5300여명을 고용했고, 3년이 지난 1일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와 새로운 비전을 알리는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SPC그룹은 지난 3년간 임금을 총 39.2% 인상하는 등 연봉과 복리후생을 파리바게뜨와 동일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매년 노사 간담회를 개최해 소통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합의 조항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휴무일도 협력사 소속 당시에 비해 30% 이상 늘리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력의 김종보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안정적인 고용 환경과 선진노사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노조 "사회적합의 후 3년, 현장은 변한 게 없다"
 
그러나 노조는 SPC그룹의 사회적 합의 이행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13일 전국 각지에서 민주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파리바게뜨의 사회적 합의 이행과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김율현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은 "일을 하고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최소한의 노동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던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어 투쟁한 결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며 "그런데 그 이후 3년이 지났지만 파리바게뜨 현장은 변한 게 없다. 여전히 노동조건은 열악하고 연장근로수당을 요구할 수도 없다. 관리자들을 앞세운 기업노조가 만들어져 노조탄압과 노노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SPC그룹은 제빵계열 1위인 파리바게뜨, 아이스크림업계 1위인 배스킨라빈스, 도넛업계 1위인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재계 28위의 그룹"이라며 "이런 재벌이 헌법을 지키지 않고 국민을 상대로 한 사회적 합의도 일방적으로 파괴한 채 기업의 이윤만 추구하겠다는 행위를 우리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민주노총은 오늘을 시작으로 전국 3000여 파리바게뜨 지점과 SPC계열사 앞에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와 화섬식품노조대전충북지부 등은 13일 대전 서구 둔산동 파리바게뜨 둔산제일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PC그룹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민주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와 화섬식품노조대전충북지부 등은 13일 대전 서구 둔산동 파리바게뜨 둔산제일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PC그룹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민주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현장발언에 나선 파리바게뜨지회 노동자도 나서 사측의 '사회적합의 미이행'을 규탄했다. 한 노동자는 "SPC는 단 한번도 합의서내용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고, 직접고용을 받대하던 복수노조를 앞세워 계속해서 노노갈등을 만들고 있다"며 "합의서 이행은커녕, 단체협약에 '유니온숍(노조가입 의사가 있는 사람만 채용해 노조가입을 강제하는 제도)' 조항을 넣어 노골적으로 회사가 한국노총 가입을 밀어주어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괴롭히고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회사는 합의서 이행 선포식을 통해 회사가 엄청 좋아졌다고 자화자찬을 했지만 현장의 기사들이 느끼기엔 회사는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인력부족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았고, 휴무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며 "거기에 회사와 한국노총은 휴가사용을 제한하는 단체협약을 맺었다. 연차 휴가사용을 막는 것도 문제지만 여성이 대다수인 회사에서 보건휴가사용을 제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회사는 보건휴가 없으면 돈으로 주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쉬고 싶다"며 "주 52시간에 맞춘다며 근무시간을 줄여 점심시간도 없이 일해야 하는데, 이 사실을 숨기려고 근태를 조작하고, 연장수당도 여전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어떻게든 그 시간에 끝내보려고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여성노동자들이 대부분이지만 탈의실이 없어 냉장고 문을 가림막 삼아야 하고, 임신한 조합원에 대한 징계와 진급 누락을 시키는 등 여성노동인권은 처참한 수준"이라며 "회사와 점주로부터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중·삼중의 차별과 갑질을 당했던 노동자들의 저항이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음에도 SPC와 파리바게뜨 측은 노동자들에 요구를 경청하고 개선하기 보단, 기업노조를 앞세워 억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노동자가 행복하지 않은 일터에서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다. 구시대적인 노조탄압과 여성인권을 짓밟는 기업에 대해 민주노총과 화학섬유연맹 화섬식품노조는 투쟁으로 연대할 것"이라며 "오늘을 시작으로 우리는 전국 3000개 파리바게뜨 매장과 SPC 산하 계열사에 대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SPC#민주노총대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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