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23일차 남북철도잇기 행진당는 소성리로 향했다. 초전농협에서 일직선으로 이어진 도로를 가다 좌회전을 하면 소성리다.
우연의 일치인지 남북철도잇기 한반도 평화대행진이 시작 된 4월 27일 이후 소성리에 대규모 경찰병력이 투입이 잦아졌다. 3~4개월마다 한 차례씩 있던 일이 최근에는 일주일에 두 차례씩 벌어지고 있는 것. 정부는 한국군 숙소 공사 등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일이라고 하지만, 소성리 주민들은 임시배치를 정식 배치로 둔갑시키기 위한 명분쌓기라고 본다.
행진단도 소성리에 '비상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행진단 역량을 쪼개며 소성리에 연대해왔다. 그런 과정이 있어서인지 주민들과 소성리 지킴이들은 남북철도잇기 행진단을 진심으로 반갑게 맞이하고 행진에도 앞장섰다.
임순분 부녀회장은 "행진하면서 김밥 먹는다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걸로 준비했다. 마을 어머니들과 같이 준비해서 갖고 왔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다. 반드시 남북철도 이어지기를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소성리 주민들은 "철도 잇고 사드 뽑자" "사드 뽑고 철도 잇자"라고 외치며 남북철도연결 등 남북관계 개선이 꽉 막힌 남북/북미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소성리 지킴이 중 한 명은 "남북철도연결로 판문점·평양 선언 이행의 길을 트면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을 약속한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의 길도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사드가 뽑혀나갈 정세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도 그렇고 철도연결도 그렇고, 문재인 정부가 주권의식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 말만 그럴싸하게 하는 것에 속이 터진다"라고 말했다.
마침 이날엔 미국 공영라디오 NPR 기자가 소성리에 취재를 왔다. 주민들은 미국인 기자에게 "기레기 아니지? 진실보도 해라"며 "우리는 사드 필요없다. 사드 빼라 미군 빼라, 너그가 나가야 평화다"라고 사드 철회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한편, 이날 저녁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멋진 밴드 공연이 있었다.
최고 연장자가 92세인, 60~70년을 전문 음악인으로 살아온 분들이 결성한 '노신사 밴드'가 주민들을 위로하고 응원한 것. 이 공연의 기획자는 "소성리 투쟁 현장에 와 보고 가슴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며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이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륜과 실력이 느껴지는 귀중한 공연에 할머니들과 주민들이 매우 기뻐했다.
다음날부터 행진은 김천시로 넘어가게 된다. 사드 기지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곳 중 하나인 노곡리에서 김천시내를 거쳐 5월 26일에는 충청도 영동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