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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의 기로에 서 있는 중차대한 시기임을 고려해 주말  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김부겸 총리 왼쪽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의 기로에 서 있는 중차대한 시기임을 고려해 주말 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김부겸 총리 왼쪽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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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건물 앞. 노란색 점퍼에 마스크를 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정 청장이 김부겸 총리와 함께 이곳을 찾은 이유는 민주노총 측에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정 청장의 방문은 질병관리청 출입기자단에도 공지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민주노총은 오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서 약 1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7.3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 청장의 민주노총 방문은 국무총리실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총리실은 정 청장에게 대규모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을 민주노총 측에 설명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김 총리와 정 청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거센 항의로 인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고 못하고 자리를 떠야 했다. 

정부가 이날 방문에 굳이 정 청장을 대동한 이유는 집회 자제 요청이 정치적 목적이 아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적 차원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부겸 "집회 강행하면 엄정대응"... 정은경 "델타 바이러스 위험"

민주노총과의 면담에 실패한 김 총리와 정 청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김 총리는 예정된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라며 "수도권에서의 대규모 집회는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불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방역수칙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더라도 전국에서 대규모 인파가 모여들어 함께 함성과 구호를 외치는 것이 지금 이 상황에서 얼마나 위험한지를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라며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이번 집회를 철회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요청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만약 집회를 강행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엄정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 김 총리는 "어제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당분간 실내·실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꼭 써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정은경 청장은 "현재 수도권의 위험, 유행상황이 굉장히 위험하고 엄중하다"라며 "사람들 간에 모임이나 회식, 대면 접촉이 늘어나면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이 전파가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에서도 델타 바이러스가 확인이 되고 있다"라며 "영국, 이스라엘,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보면, 굉장히 급속한 속도로 우세종으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유행을 차단하지 않으면 대규모의 유행으로 전파될 수 있는 위험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내 그리고 실외에서도 철저히 마스크를 착용해 주시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시면 즉시 검사를 받아달라"라고 강조하며 "한 번의 유행이 폭발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도록 현 시점에서의 방역수칙 준수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철저히 해 주실 것을 거듭 당부 드린다"라고 말했다. 

"집회는 재유행 요인될 수도"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의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 따르면, 현재 1주간 평균 전국 감염재생산지수는 1.20, 수도권은 1.24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한 명의 확진자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R값으로 나타낸 지표다. 3차 대유행 초기였던 지난해 11월 29일부터 12월 5일 사이에 전국 감염재생산지수는 1.23이었다. 그만큼 대유행의 전조라고 봐도 무리가 없는 엄중한 상황인 것이다.

권 원장은 "델타 변이가 유행할 경우 현재보다 재생산지수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칙 준수가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이탈리아에서는 스포츠 경기 통해서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된 바 있다. 유럽지역에서도 (현재) 축구 경기(유로 2020)가 코로나19 재유행의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며 집회 등 대규모 모임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집회, 시위, 대중모임 등은 우리가 경험했던 폭발(적인 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구성요소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방역당국으로선 (신경써야 할)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고 판단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은경#김부겸#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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