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왕릉에서 넘어가면 김해박물관, 허황후 유적까지... 그리고 구지가 노래의 구지봉까지 이어지죠."
"그러고 보면 지난번 김해문화재단의 야행 프로그램도 참 좋았던 거 같아요."
지난 8월 21일 오후, 김해시 구산동 어느 상가 건물에 자리한 스튜디오. 김수로왕과 김해 역사 유적 이야기꽃이 핀 이곳은 '공감발전소'의 방송 공간 '라디오도시樂'이다. 대충 지나다가는 찾지 못하고 놓쳐버리기 십상인 이곳은 김해 지역사회 민간 문화공간의 숨은 보물 같기도 하다.
이날 김해FM 첫 녹음 'What수다' 시간이 김수로왕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관련 영상). 김해FM 첫 녹음에 함께한 사람들은 공감발전소 조아라 대표를 비롯해 고지현, 김미혜, 신무경, 조수진씨 등이다. 이들은 모두 김해 시민이자 지역공동체 활동가들이다.
방송 녹음 현장은 장비를 갖추고 헤드폰을 쓰고 마이크를 앞에 두었지만 반갑고 정다운 이웃들의 수다 모임 분위기였다. 하지만 내용은 만만치 않다.
참여자들이 김해 시민으로서 김수로왕 역사 유적에 대한 개인적인 체험과 느낌을 풀어놓았기에, 지자체 행정 기관의 홍보나 기성 언론의 취재 기사와는 또 다른 시각이 느껴진다.
지역 문화자산에 대해 전문가의 정제된 분석이나 평가보다 더욱 생생하고 새로운 관점도 보여줄 수 있는 김해FM의 '왓(what)수다'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 '김해FM'은 FM이 아니다. 8월 21일 방송 녹음분도 김해FM 유튜브로 공개되었으며 아직 라디오 방송으로 송출하지는 않고 있다.
공감발전소 조아라 대표는 "지금까지는 유튜브에서 김해 소식을 전하는 라디오도시락 채널을 운영해 왔는데, 김해FM으로 주파수를 신청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조아라씨는 김해에서 일찍부터 로컬 미디어활동가로 일해왔다. 2018년부터 유투브 방송 채널 '라디오도시락'을 운영했다. 라디오도시락은 프로야구, 독서문화, 공예공방 탐방, 지역 역사문화 탐방 등 김해시민들의 관심사를 위주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만든다. 벌써 콘텐츠가 288개나 쌓였다.
그리고 로컬 미디어활동가 조아라씨가 주도해온 '라디오도시락'에 고지현씨 등 김해 진영 지역공동체 활동가와 봉황동 주민들이 결합, 경남미디어네트워크라는 이름을 확정하며 김해의 마을공동체미디어운동으로서 확장성이 생겼다.
미디어활동가 조아라 대표 주도의 공감발전소 '라디오도시락'에서, 김해 공동체활동가들이 모여 결성한 경남미디어네트워크의 '김해FM'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유튜브 뿐만 아니라 지난 6월부터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문화행동경남 지원사업을 통해 '경남이음방송'을 제작, 4회 방송분을 오디오 플랫폼 '팟빵'으로 공개하고 있다.
한편, 김해FM 주파수 확보를 포함해,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껏 해온 것 이상으로 만만치 않은 작업들이다. 김해 진영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신문(종이신문)도 제작 배포할 계획이다.
고지현씨는 "아직 계획 단계지만 마을신문을 통해 김해, 특히 진영 지역사회의 대안미디어 역할을 하려고 한다. 행정의 홍보 매체나 기존의 김해 지역신문이 다루지 않는 부분에도 접근하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고싶다"고 말했다.
김해FM 운영과 마을신문계획에 대해 조아라씨는 "김해에는 어디 못지 않게 멋진 역사문화 자원들을 비롯해 자랑거리가 많은 곳이다. 진짜 김해를 더 잘 알리고 싶다"며 "소프트 컨텐츠는 유튜브와 팟빵 등 영상과 오디오 포맷으로 만들어내고, 종이 신문으로 지역 사회에서 대안적인 미디어로 그려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마당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