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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이제는 바꿔야할 의례문화-시민에세이' 공모전 선정 사례
서울시 ‘이제는 바꿔야할 의례문화-시민에세이' 공모전 선정 사례 ⓒ 서울시 제공

"삼촌과 아빠가 동생에게 할머니 영정사진을 들라고 했다. 사진은 손주가 드는 거란다. 동생은 나를 보며 '누나도 있는데…'라고 말했지만, 삼촌과 아빠는 내 쪽을 보지 않았다. 영정사진은 내가 들고 싶었다. 몇 걸음 걷지 않는, 별거 아닌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손주가 들어야 한다면 할머니와 가장 오래 함께 했고, 가장 많은 추억이 있는 내가 제일 어울리지 않나?" (양○○. 여. 33. 종로구)

"장례식장에서 부고를 작성하러 아드님이 오라고 했다. 우린 딸만 넷이라 내가 가겠다고 하니 사위님을 보내라고 했다. 우리 자매는 모두 결혼을 하지 않아 사위가 없다고 재차 말하자 '정말 아들도 사위도 없냐'며 '요즘 그런 집들이 생겨서 자신들도 곤란하다'고 했다. 상조회사 직원 역시 상주를 찾았다. 아들도, 사위도 없으니 큰언니가 상주를 할 거라고 하자 '조카라도 계시면 그 분이 서시는 게 모양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여. 40. 서대문구)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가 '바꿔야할 의례문화'라는 주제로 시민에세이를 공모한 결과를 6일 내놓았다. 수상자는 최우수상 3명(결혼식 불편사례, 장례식 개선사례, 장례식 불편사례), 우수상 13명, 특별상 5명 등 총 21명이다.

장례식 불편사례 분야 최우수상은 할머니와 누구보다 가까웠던 맏손녀로서 영정사진을 들고 싶었지만 남동생에게 역할이 주어졌던 일화를 소개한 <슬프고도 불편했던 10월의 어느 사흘>이 선정됐다.

장례식 개선사례 분야 최우수상은 비건이었던 지인의 장례식 식사가 비건식이 아니었고, 발인식 때 장례지도사의 성차별적인 발언을 지적한 <우리는 진짜야>가 선정되었다.

결혼식 불편사례 분야 최우수상은 남동생 결혼식에서 이혼 후 왕래가 없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숨기려 한 일화를 소재로 삼은 <정상가족을 찍어내는 결혼식장>이 선정되었다.

서울시는 공모전 선정작들을 '우수사례집'으로 묶어 이달말 발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6일부터 시민에세이 공모전 수상작을 재구성한 스토리 카드뉴스를 발행하는 '이제는 바꿔야할 의례문화' 온라인 캠페인을 벌인다. 6일에는 <이제는 바꿔야할 의례문화_결혼편> 스토리 카드뉴스가, 13일에는 <이제는 바꿔야할 의례문화_장례편>이 각각 발행된다.

2회에 걸친 온라인 캠페인 모두 시민들의 댓글 이벤트가 진행되고, 심사를 통해 소정의 상품도 지급한다.

이번 캠페인은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홈페이지(www.seoulgenderequity.kr, 센터 소식>캠페인)에서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02-6258-1024)로 문의하면 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의례의 본질적 의미를 살리면서도 모두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결혼식, 장례식 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시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의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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