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뉴스연구소' 코너에 출연하는 김광일 CBS 기자가 지난 11월 16일 '투닥투닥'이라는 곡의 음원을 발표했다. '투닥투닥'은 연인 관계에서 고민했던 내용이나 서로에게 말했던 것을 가사로 표현했다.
김광일 기자의 음원 공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자유로 리브레'라는 곡을 발표한 바 있다. '자유로 리브레'와 '투닥투닥' 모두 김 기자가 자작곡 했다. 기자가 음원 발표하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 김 기자가 어떻게 음원 발표를 하게 됐는지 궁금해 지난 2일 서울 상암동의 커피숍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음원을 두 번째 발표한 이유
- 지난 11월 16일 '투닥투닥'이라는 음원을 공개하셨죠. 지난해 '자유로 리브레'에 이어 두 번째인데.
"소질이 있지는 않지만 음악을 좋아했거든요. 노래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그걸 다른 사람들한테 소개할 수 있는 게 되게 재밌습니다."
- 두 곡 다 자작곡이던데 노래 만드는 게 어렵지 않았나요?
"물론 어려웠습니다. 다만 제 주변에 실력이 있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일단 편곡을 아주 프로로, 필드에서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처음엔 이게 정말 가능할까 싶었는데 쉬는 날 조금씩 앉아서 가사로 써보고, 출퇴근 길에 운전하면서 그냥 흥얼흥얼 멜로디를 만들어 붙여봤어요. 그렇게 만든 게 첫 노래 '자유로 리브레'란 곡이었거든요. 사실 약간 장난처럼 만든 곡이 실력 있는 편곡자를 만나 노래로 완성됐어요."
- 그럼 학창 시절 밴드나 음악 동아리 활동을 해보셨나요?
"대학에서 작은 동아리에서 밴드를 해봤었고요. 교회에서도 어깨너머로 봤습니다."
- 그래도 노래나 악기를 다루는 거하고 자작곡 하는 건 다르지 않나요?
"완전 다르죠. 사실 제가 실력 있는 가수가 아니어서 그런지, 오히려 노래를 부르는 게 조금 더 두려운 일이었고, 곡을 쓰는 건 노래 부르는 것보다는 덜 두려웠던 것 같아요. 평소에도 기자로 일을 하다 보니까 글 쓰는 건 그래도 덜 두렵잖아요. 사실 주변에 저보다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만약에 제가 직접 곡을 쓰지 않았다면 저한테 노래 부르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겠죠(웃음)."
- 음원 발표하기 전 노래 들을 때와 음원 발표 후 듣는 게 다를 것 같은데.
"단순희 그냥 듣는 것보다 노래를 직접 만든 후부터는 대단하다고 감탄할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하나하나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서 가사들을 쓰고 악기를 배치하는지를 조금 더 보게 되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게 됐는지도 알게 되고. 이를테면 제가 잔나비라는 가수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전에는 그냥 음악 좋다나 가사 좋다라고 들었다면 지금은 그 음악을 들으면서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죠."
"기자 아닌 삶의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
- 본업이 기자시잖아요, 기자가 노래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닌 거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기자가 아니라 그냥 개인 김광일로 했던 거예요. 제가 예전에는 내 인생을 기자 일을 하는 데 바쳐야겠다는 생각만 했었는데요. 요즘에 와서 드는 생각은 물론 일을 열심히 하고 전문성도 계속 길러야겠지만 한편으로 기자 일을 효율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기자가 아닌 김광일의 삶도 되게 중요하다는 걸 최근에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가 아닌 김광일의 삶으로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끝에 나왔던 게 작가로서 책을 쓴 것이고, 거기에 노래를 만드는 게 또 고민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 대부분 친한 사람이 언론인일 텐데 주변 반응이 어땠나요?
"첫 번째 '자유로 리브레' 때는 신기하다는 반응이 제일 많았던 것 같고요. 두 번째 이번 곡을 냈을 때는 의견이 좀 갈려요. 그러니까 저와 그렇게 친하지 않은 분들은 '대단하다. 너 바쁜데 어떻게 그렇게 했냐'라는 반응이 많고 저랑 친한 친구들은 이 곡이 발라드 세레나데이다 보니까 '느끼해서 못 듣겠다. 오그라든다'라는 반응이 많았던 것 같아요."
- '자유로 리브레'라는 곡의 응원이 공개되었을 때 기분은 어땠어요?
"너무 보람이 있었죠. '내가 만든 곡이 진짜 노래로 완성이 될 수 있구나'라고 해서 뿌듯했고 무엇보다 그 노래로 표현하고 싶었던 게 물론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감정이기도 했지만, 30대 초반의 김광일, 젊은 날의 제 기록이거든요. 젊은 날의 김광일을 하나의 노래로 남겨 놨다는 게 뿌듯하고 기분 좋고 자랑스러웠어요."
- '투닥투닥'은 어떤 곡인지 소개해 주세요.
"이 곡은 올초에 결혼한 제 배우자와 같이 만든 곡이거든요. 결혼을 준비하면서 '평소 우리의 관계나 함께 고민했던 것들 우리가 평소에 서로에게 말했던 것들을 가사로 표현해보자'라고 해서 만든 곡이거든요. 제가 지금의 배우자와 7년 정도 만나면서 너무 많이 싸웠어요. 지금은 좀 덜하지만, 신혼 초반까지 투닥투닥 했는데 그 다툰 과정들이 돌이켜보면 우리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시간이 됐거든요. 그렇게 서로 얘기했던 것들을 가사와 또 멜로디로 표현을 해봤고 실질적으로는 결혼식 축가를 만들기 위해 썼어요."
- 함께 노래 부른 김문정씨가 배우자인가요?
"네 맞아요. 사실은 김문정씨가 저보다 노래를 훨씬 잘하거든요. 그래서 같이 만들어서 부르면 좀 들을 만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막상 하다 보니까 작곡 작사 작업을 제가 거의 다 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한번 해봤었으니까요. 근데 제 속에서는 여성의 음역대가 머릿속에 잘 안 그려지더라고요. 결과적으로 남자 노래가 돼 김문정씨 파트가 확 줄어들게 됐어요."
-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렇게 노래를 만들거나 부를 계획은 당분간은 없어요. 제가 이 노래도 작년에 만들었던 거거든요. 작년에 발매하고 싶었는데 일이 바빠지면서 밀리고 밀리다가 결국 거의 1년 가까이 걸렸어요. 올해 결혼을 하면서 시간도 많이 없어졌고 최근에 <김현정의 뉴스쇼>팀 업무를 같이하고 있어서 시간적 여유가 많이 없어졌어요. 지금은 시간이 나면 방송 쪽을 공부하거나 취재를 하는 데 쓰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조금 욕심을 내려놓고 있습니다."
- 관객 앞에서 노래 부르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아직 한 번도 그런 생각은 못 해봤네요. 노래방 가서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는 해봤는데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노래방도 사실 잘 못 가잖아요. 근데 사람들 모아놓고는 제가 너무 떨려서 잘 못 할 것 같아요. 한번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버전 <댓꿀쇼>에서 앵커가 강권을 해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는데 정말 못하겠더라고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선이 3개월 남았거든요. 정치부 기자로서 역할을 잘 감당하려 합니다. 또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여기서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어요. 기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잘 감당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