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길만한 곳에만 나가고 질 것 같은 곳은 포기하는 현재 흐름을 바꿔야 한다"라며 지난주에 이어 재차 당내 지방선거 분위기에 쓴소리를 던졌다.
박 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4차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금요일 모두발언 이후 문자와 전화를 많이 받았다"라며 "왜 이렇게 어려울 때 내부총질을 하냐는 비판이 있었지만 하고 싶던 말을 대신 해줘서 고맙다는 반응도 많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민주당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당을 바꾸고 쇄신하기 위해 여기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며 "민주당의 대선 패배 원인 중 하나가 생각이 달라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는 진영논리와 우리 편을 감싸는 온정주의 때문이란 것을 부정하실 분은 없을 것이다. 저의 사명은 진영논리와 온정주의를 깨는 것이란 점을 다시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은 새로운 후보를 더 찾아야 한다. 청년과 여성을 대표할 후보를 찾아 1명 이상 본경선에 참여시켜 경선 열기를 높여야 한다"라며 "충북, 부산, 경남도 현재 등록된 예비후보 외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더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현직 의원을 내보내서 지방선거도 지고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지면 어떻게 하냐는 분들이 많은데, 이게 패배주의가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둘 다 이긴다는 각오로 선거를 해야 한다. 2년 잔여임기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과감히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사지에 뛰어들겠다는 의원님들이 있을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8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접수명단을 보고 과연 민주당에서 반성과 쇄신이 가능한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부동산 문제로 국민을 실망시킨 분들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겠다고 물러난 당대표께서도 마찬가지로 후보로 등록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과연 대선에서 진 정당이 맞는지, 책임질 자세는 돼 있는지, 서로서로 잘 안다고 잘못된 선택도 눈감아 주는 온정주의 민주당을 다시 패배의 늪으로 밀어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꼬집었다(관련 기사:
박지현의 작심발언 "민주당, 대선 패배정당 맞나" http://omn.kr/1y91p).
"청년들, 기성정치인과 달라야"
박 위원장은 청년·여성의 지방선거 공천에 대한 방향을 되짚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청년·여성 의무 공천 비율을 30%로 하고 정치신인을 당선권에 배정하며 선거비용의 부담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라며 "실력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공개오디션과 AI면접을 도입했고, 청년·여성 기초단체장 출마의 경우 우선추천과 경선을 보장하도록 했다. 정당 역사상 청년과 여성에게 이렇게 문을 연 사례는 드물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청년들은 기성정치인과 달라야 한다. 지역위원장에 기대거나 누구와 가깝다는 것을 내세우는 구태선거가 아니라, 기성정치인과는 다른 미래시대를 준비하는 가치와 지역을 살릴 특별한 정책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라며 "청년 25% 가산점은 물리적 나이 때문에 주는 가산점이 아니라 가치의 가산점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에서도 기후위기, 청년·여성 일자리, 지역소멸, 1인가구 대책을 비롯해 사회적 모순을 온몸으로 해결하겠단 의지가 있는 청년과 여성 후보를 찾아 적극 공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일 닷새 전인 이날 "아직 끝나지 않은 사회의 큰 비극을 결코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세월호 사건은 8년 전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일 때 발생했다. 사고 그날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라며 "잊지 않고 기억하고 행동하겠단 말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여기 더해 "또 다른 사회적 참사인 가습기살균제 참사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오늘 피해보상조정위원회가 간담회를 통해 활동 내용을 발표한다"라며 "어렵게 만든 조정안이 실현될 구체적 해결책이 논의되길 바란다. 민주당은 지금보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