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광주대학교 전경
광주대학교 전경 ⓒ 김동규

광주대학교가 지난 14일 법인이사회에서 제10대 총장으로 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인 김동진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 교수를 선임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총장은 김혁종 전 광주대 총장의 아들이다.

앞서 10일, 김혁종 광주대 총장이 자택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향년 64세인 고인은 지난 1987년 광주대 사회복지학부 전임강사로 임용됐고, 지난 2003년부터 광주대 총장을 지냈다.

김 전 총장의 장례는 지난 14일 광주대 호심관 대강당에서 엄수됐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민영돈 조선대 총장은 "충격적인 비보에 시간이 지나도 애통함을 감출 수 없다"며 "현실과 미래를 이끌어준 김혁종 총장은 촌철살인 정신으로 심각한 이야기를 유머스럽게 풀어가는 능력자였으며 약속은 꼭 지키는 섬세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고 김혁종 광주대 총장은 광주대 창립자인 김인곤 전 광주대 이사장의 장남이다. 광주대를 창립한 김인곤 전 이사장은 창립 당시 초대 광주대 총장을 맡았으며, 지난 2004년 작고할 당시까지 광주대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김인곤 창립자의 아들인 김혁종 전 총장에 이어 광주대 총장으로 선임된 김동진 신임 총장은 1985년생으로 지난 2018년 광주대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 조교수로 선임됐다. 즉, 교수가 된 지 4년 만에 총장직에 오르게 됐다.

김인곤 전 이사장의 아들인 김혁종 총장에 이어, 창립자의 손자인 김동진 교수까지 광주대 총장으로 선임되자 지역사회 일각에서 '3대 세습' 논란이 나온다. 아무리 사립학교라고 하지만 30대 교수가 임용 4년 만에 총장으로 임명된 건 전 총장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라는 것.

광주대 측은 "설립자의 교육이념과 창설정신을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했다. 지방대학이 어렵다 보니까, 자주적인 정신을 통해 발전시키고 계승해 보자는 뜻"이었다며 "총장직을 세습해 준 것은 결코 아니다. (전 총장의 아들인) 부분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6일 촬영된 광주대 전경
16일 촬영된 광주대 전경 ⓒ 김동규

이상석 예산감시전국네트워크 대표는 "김인곤, 김혁종씨까지는 시대상에 따라 달리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총장 인사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전문가에게 맡기고 이사회 의장 정도를 하는 게 그나마 적절할 것이다. 3대까지 세습하는 건 사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이며, 3대 세습한 기업이 잘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이번 인사는 장기적으로 지방대의 위축을 더욱 촉발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역 교육단체인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의 박고형준 상임활동가는 "장기 집권하면서 학교를 사유화했던 총장의 아들이 총장직을 대물림하는 것은 전형적인 족벌사학의 모습"이라며 "대학에는 총장이 있어야 하지만, 논란을 예상했다면 추이를 지켜보면서 총장 선임을 천천히 진행했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이전 총장이 돌아가셨는데, 신임 총장이 바로 선임되면 전임 총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비판이 어려워지는 것 역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광주대학교#광주대 김인곤#김혁종 총장#김동진 신임 총장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