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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조선대 무용과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1일 조선대 무용과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김동규

21일, 조선대학교 공연예술무용과 임용 불공정 해결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가 광주광역시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대 무용과 교수 비위행위 및 임용 불공정 문제와 관련해 엄중히 수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에는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서정민을 기억하는 사람들, 조선대 교지편집위원회 '민주조선' 등 6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 취지에서 "조선대 무용과 A, B 교수는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광주 무용계의 새싹을 입맛대로 솎아내면서 광주 무용계를 금권만능주의 봉건사회로 만들었다"며 "학생과 교원의 능력을 돈으로 평가하고 미래를 꿈꿀 자유를 억압한 자들에 대해 광주경찰청 측이 전담 수사팀을 조직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선 20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조선대 무용과 B 교수를 업무방해,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B 교수는 지난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송원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채용을 위한 인사비 명목 등으로 제자들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 기사]
"조선대 무용과 교원 채용 심사 과정 진상조사 실시하라" http://omn.kr/1yncf
"조선대 무용과 임용 문제 처리, 계속 지켜볼 것"  http://omn.kr/1z5i6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사자로서 발언에 나선 송원대 졸업생 C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학원비뿐만 아니라 작품비, 의상비, 음악비, 특강비 등 감당하기 힘든 금액을 (B교수에게) 지불하면서도 무용이 너무 좋아 그만두지 못했다. B교수는 시계와 반지를 뺀 채 연습실, 공연장, 대기실 등에서 여러 사람을 매일같이 폭행하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고, 폭언 또한 일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 생활 4년이 무척 힘들고 공포스러웠다.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두 달 넘게 연습해서 올린 공연 페이(급여)는 고작 7만 원에서 10만 원이었다. 어떤 때에는 적은 돈까지 통장에서 인출한 뒤 (B교수에게) 드렸고, 나주시립국악단에 단기 6개월 객원 취업 조건으로 인사비 100만 원을 드렸다. 20여년 간 무용이 좋아서 열심히 배워왔는데 취업할 때는 실기성적순이 아닌 인사비 순이었다"라고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2022학년도 조선대 무용과 교원 채용 당시, 무용과 A교수가 심사위원 중 한 명에게 특정 지원자를 알려주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취지의 의혹제기도 나왔다. 무용과의 전 조교였다는 D씨는 이날 "지난해 12월 28일 조선대 무용과 교원 공채 2차 공개강의 심사 당시, 조교 신분으로 채용 절차에 참여했다. 심사 직전 심사위원들과 함께 현대무용실로 이동했었는데, 이때 연구실에서 나온 A교수가 심사위원 E를 잡고 '첫 번째'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라는 얘기였다.

"용기 내고 싶어도 못 나서는 이들 많아... 경찰, 증언자들 보호해야"
 
 21일 조선대 무용과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1일 조선대 무용과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김동규

당시 첫 번째 면접자는 결과적으로 해당 공채에 합격해 채용된 B교수였다고 한다. 학교 조교였다는 D씨는 이어 "이후 학과 교수님들을 볼 때마다 심리적,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한동안 이 상황을 마주하는 걸 피했다"며 "근무가 끝나기 전에는 학과 인쇄 자료 등을 파기하는 걸 보았으며, 해당 장면을 목격함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 죄책감을 느꼈고 용기 내어 이제서야 말한다"고 털어놨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번 문제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은 관계자들을 회유해 문제를 덮으려고 하고 있다"며 "용기를 내고 싶어도 관행처럼 형성된 문화 때문에 나서지 못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경찰 측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증언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조선대 측을 향해서 "외부의 평가를 염려해 진행하는 허울 뿐인 조사가 아니라, 조선대 측이 주도적으로 나서 악습과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급품 상납을 강요하는 교수, 학생을 폭행하는 교수, 돈으로 자리를 사서 들어오는 교수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조선대 무용과 A, B 교수를 수사하고 있는 광주경찰청 측은 A 교수가 교수 채용 과정에서 "3억 원에서 5억 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에 대해서도 면밀히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서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조선대 총장과 교무처장, 무용과 A, B 교수 등 4명을 업무방해, 횡령 등의 혐의로 광주경찰청에 고발했다. 박고형준 상임활동가는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고발된 관계자들은 공교육 교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허물고 있을 뿐 아니라, 직무상 위계를 악용하여 학습자들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상임활동가는 "이같은 범죄를 막고 공정하고 투명한 대학 운영이 정착되길 기대한다"며 "이와 별개로, 특별감사를 통해 행정처분(징계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교육부에 요구했다"라고 덧붙였다.

#조선대학교 공연예술무용과#조선대 무용과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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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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