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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조유나 가족 차량 인양 지난 6월 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아무개(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된 조양의 가족과 차량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하다 전날 가두리양식장 아래에 잠겨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실종된 조유나 가족 차량 인양지난 6월 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아무개(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된 조양의 가족과 차량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하다 전날 가두리양식장 아래에 잠겨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한 달 살기' 명목으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고 떠났던 광주광역시 초등학생 일가족의 시신이 전남 완도 바닷속에서 인양된 아우디 차량에서 발견됐다. 이 사건은 교외체험학습 기간이 종료되고도 학생이 등교하지 않아, 학교 측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광주 초등학생의 부모는 완도로 떠나기 전 수면제와 가상화폐 등을 검색했다. 1억여 원의 카드빚이 있었던 사실도 밝혀졌다. 생활고로 인해 자녀를 살해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으로 추정된다.

"11개 시·도 교육청은 교외체험학습 관리 방안 없어"

광주 초등학생 가족은 지난 5월 19일부터 6월 15일을 체험학습 기간으로 정하고 학교 측에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냈다. 신청서가 제출된 날은 체험학습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이들은 체험학습 기간이 시작된 직후인 5월 24일부터 28일까지 전남 완도의 한 펜션에 묵었다. 다시 29일부터 30일까지 같은 펜션에서 숙박한 후 자취를 감췄다. 이 기간 동안 학교를 비롯한 우리 사회는 광주 초등학생 일가족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시점은 이들이 신청한 교외체험학습 기간이 종료된 직후였다.

현재 인천시교육청을 비롯한 6개 시·도 교육청은 5일 이상 교외체험학습이 이뤄질 경우 담임교사가 주 1회 학생과 통화해 안전을 확인하도록 조치해 왔다. 그러나 광주시교육청을 비롯한 11곳에는 중간 확인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번 사안이 불거진 후 광주시교육청 측은 27일자 기자회견에서 "안타깝고 마음 아픈 일"이라는 짧은 언급을 내어 놓았다.

1일, 정의당 광주시당은 논평을 내고 "광주시교육청은 관할 학교 학생의 주검이 수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도 메시지 하나 내지 않았다"며 "차량 인양 및 주검 수습을 하던 29일, 광주시교육청은 교육감 퇴임식을 치렀다. 인양이 시작되던 즈음인 오전 10시 30분경 열린 퇴임식에서 장휘국 교육감은 교육청 전 직원의 배웅과 박수를 받으며 마지막 퇴근을 했고, 애도 메시지는 없었다.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지난해 5월 교육부가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광주를 비롯한 11개 시·도 교육청은 교외체험학습 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며 "비록 이번 사안의 직접적 원인이 교외체험학습은 아니지만, 경찰 수사결과에 따른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외체험학습 개선'에 대한 정부당국의 첫 권고는 지난 2019년에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학교장 허가 교외체험학습 효율화 권고'를 통해 교외체험학습 신청 및 보고서 제출 등을 표준화하는 내용을 담아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3년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교외체험학습'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교육부는 지난 2015년 발생한 인천 11세 아동 학대 사건 직후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정부합동 점검을 실시하는 등 장기결석 아동 안전 관리를 위해 노력해온 바 있다. 하지만 교외체험학습의 경우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던 것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측은 "교외체험학습은 별다른 운영지침 없이 학교 재량에 맡겨진 탓에 학교마다 신청, 운영, 인정 방식이 달라 학부모와 학생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일례로 교외체험학습 연간 허용 일수가 학교별로 최소 7일에서 최대 38일로 다양하고, 장기체험학습의 경우 학생 안전을 살필 수 있는 대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외체험학습 규칙을 표준화하고, 체험학습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는 등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발생한 학생 실종 사건을 계기로 교외체험학습을 제한 또는 검열할 것이 아니라, 체험학습이 보다 편리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후 광주시교육청 측에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이행 등을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교외체험학습 시 학생관리 방안을 강화할 것을 각 시·도 교육청에 주문하자 일각에서 반론이 나왔다. 이번 사건은 학교와 연락이 닿지 않아 발생한 사건이 아니며, 통화를 통해 막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다는 것.

그러나 사회의 개입이 그들의 마음을 돌려세우지는 못했을지언정 적어도 한 달에 걸친 사회와의 단절은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학생이 통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학교 측은 위기학생관리위원회를 소집했을 것이고, 군·구청 아동복지과나 수사기관에 실종 사실을 신고했을 것이다.

정말, 그들의 마음을 돌려 세울 수 없었을까?

사회의 공백이 만든 길었던 안전망의 부재 속에서 광주 초등학생 B양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를 겪었다. 이번 일은 사실상 장기결석 아동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비극이었다. B양의 부모는 B양의 교외체험학습이 시작된 5월 19일부터 그달 말까지 완도의 펜션 등을 오갔다. 그 사이 우리 사회가 그에게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작은 감각을 제공했다면 어땠을까?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그릇된 인식을 교육을 통해 바로잡고, 부채의 수렁에 빠진 사람이라도 개인워크아웃, 개인회생 등의 정당한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알리고, 광주에는 지역 청년들에게 부채상담을 통해 채무조정제도를 안내하는 시민단체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가 있음을 알렸으면 어땠을까?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한 이들 가족에게 마지막 연결의 손짓이 있었다면, 오늘 우리는 조금은 다른 결말을 마주했을지 모른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한 아이를 살리는 일에도 온 마을이 필요한 법이다.

#광주 초등생 일가족 사망사건#자녀살해 후 극단선택#교외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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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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