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린 정현숙(1900~1992) 지사 서거 30주년을 맞아 용인시민들이 뜻을 모아 생가터에 표지석을 세웠다.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화산리 263번지 정현숙 지사 생가터에서 '전현숙 지사 서거 30주면 추념 및 표지석 제막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인호씨 등 정 지사의 후손들과 아들 김흥태씨를 비롯해 최희용 광복회장, 심언택 문화원장 등 용인지역 독립운동 단체와 관계자 등이 참석해 지사의 뜻을 기렸다.
기념사업회 우상표 회장은 "정현숙 지사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의병장의 며느리이자 만주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오광선 장군의 부인이다. 딸을 독립군으로 길러낸 어머니이자 김구 선생의 비서실장을 사위로 둔 분"이라며 "지역의 후예로서 한평생 독립운동에 투신한 분에게 작은 표석 하나 세우는데 서거 30년이 돼서야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돼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그럼에도 희망이 있는 건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계승하려는 의지를 봤다"면서 "표지석을 통해 지역의 미래세대들이 지사의 뜻을 새기고 선양하는 일에 동참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표지석은 용인시 등 기관의 도움이나 지원 없이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 회원과 후원회원 등 69명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세웠다.
참석자들은 제막식 후 표지석에 헌화하고, 생가터를 관람하며 정 지사를 기렸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전형을 보여준 정현숙 지사는 오인수 의병장으로부터 시작된 '용인 3대 독립운동가문' 일원으로 독립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정부는 1995년 정 지사의 공적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으며, 2020년 4월 남편 오광선 장군과 함께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