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이 추진 하는 '(가칭)고려인 마을 조성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지난 2일 새해를 맞아 제천시청 기자실을 방문한 김창규 제천시장은 고려인 마을 조성에 의지를 드러내며 이를 구체화한다고 밝혔다.
(고려인(高麗人)이란 구소련 붕괴 이후 독립 국가 연합의 국가들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뜻한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몰도바 등이 포함된다. - 기자 주)
이 사업은 지난해 제천시가 법무부가 인구 감소 지역을 지원하는 '지역 특화형 비자 시범 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외국인 및 고려인 등 동포들의 국내 거주· 취업 요건 대폭 완화가 핵심이다.
법무부의 조치로 고려인 등 동포들의 경우 기존 비자로는 불가능했던 '배우자 취업'과 '가족 초청'이 가능해진다. 이들은 5년 동안 비자를 갱신하면서 다양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고, 부부 맞벌이와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다.
시는 이렇게 완화된 조건을 근거로 '(가칭)고려인 마을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외국인 지원 조례'를 개정하고 전담 인력 배치 등을 통해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울 예정이다.
앞서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제천시 행정복지국장을 단장으로 한 방문단이 키르기스스탄 탈라스시를 찾아 행정·관광·농업·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상호교류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시는 시범 사업 기간인 올해 1월부터 오는 10월까지 1000명가량의 고려인 등 외국인 유치를 목표로 미래정책과 내에 전담팀을 구성했다.
김창규 시장은 "고려인 마을 추진 대상국은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 이들 지역의 고려인을 유치해 산업단지와 농촌의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시 관계자는 "이 사업은 중앙아시아 고려인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나라와 상관없이 외국인에 문호를 개방해 인구 증대와 농촌 인력 보강 등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안산시 땟골마을에 7000명과 광주광역시 고려인마을에 약 3000명의 고려인이 거주 중이다.
한편 고려인들은 어려운 시기 고국을 떠나 고생하고 독립운동을 지원한 이들의 후손이라는 점이 좋은 이미지로 작용한다.
동시에 고려인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위해서는 ▲기존 주민과의 융화 ▲언어 소통 ▲생활양식 차이 ▲정부 차원의 지원책 부족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