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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막읍 최영일(가명)씨는 전기장판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문막읍 최영일(가명)씨는 전기장판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 원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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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에너지바우처 지원사업이 겉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원 금액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사용도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원액을 늘리기로 했으나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강원 원주 문막읍 최영일(가명·70)씨에게 이번 겨울은 눈물 날 정도로 서러웠다. 매서운 칼바람이 수시로 집안에 들어차는데도 추위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전기장판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수급비로 60만 원 남짓 받아 월세, 식비 등을 내면 남는 게 없다"며 "기름값은 배 이상 올랐는데 수중에 있는 돈은 삼만 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전국 주유소의 판매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강원지역 평균 등윳값은 1075원 4전(1리터)이었다. 지난해 연말엔 1565원 40전까지 상승(42.8%↑)했다. 겨울철 한 달에 석유 한 드럼(200리터)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지난해엔 21만 5000원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30만 7080원을 내야하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지난달 25일 원주 최저기온은 영하 17.6℃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 최저기온(영하 10.1℃)보다 7.5℃나 하락한 수치였다. 

문제는 이렇게 난방유 가격이 오르고 맹추위가 지속되면 경제적 취약계층은 추위를 견디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정부가 지원하는 생활급여와 에너지바우처가 전부인 기초생활수급자들은 보름 이상 보일러를 가동하기가 쉽지 않다. 최영일씨는 "나라에서 기름 사라고 에너지바우처를 줬는데 15만 원이 전부"라며 "못해도 내년 3~4월까진 추울 텐데 돈이 없으니 몸으로 버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바우처를 사용하기 힘든 점도 문제다. 동네 주유소에 15만 원어치(에너지바우처 분량) 기름을 배달해달라고 주문하면 대부분 거절한다. 문막읍 B주유소는 "기름 한 드럼에 28만~29만 원 하는데 15만 원어치는 배달이 어렵다"며 "이 돈으로는 인건비, 배달비도 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집에서 먼 주유소까지 말통을 들고 기름을 사러 가야 하는 형편이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하태화 부관장은 "복지관 에너지지원센터 사업으로 취약계층 난방비를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읍면지역 분들을 도와드리려고 해도 시골로 들어가려는 주유소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원주)은 2021년 5710가구에서 지난해 7625가구로 늘었다. 이중 상당수가 농촌에 거주해 정책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전월 26일, 에너지바우처 지원액을 2배 상향하고 가스요금 할인 폭도 2배 확대하겠다는 지원책을 발표했다. 지난 1일에는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59만 2000원(에너지바우처 대상 생계/의료 수급자)까지 상향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태그:#전기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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