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소금융기관 직장갑질 OUT 대책위원회 호남권 준비모임(아래 준비모임)'이 농협중앙회 광주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농협 직장갑질 전수 조사'를 촉구했다. 같은 날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중소금융기관 중앙회 지역본부 간담회를 개최했다.
준비모임은 지난 9일에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광주 비아농협에서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광주 비아농협에서 직장 내 괴롭힘... 약 먹으며 버텼다" https://omn.kr/22si0 ).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2023년도 근로감독 종합계획'의 5대 불법·부조리 중 하나로 '직장 내 괴롭힘'을 꼽았다"며 "이에 따른 기획감독에 이번 광주 비아농협 사건이 포함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농협중앙회는 비아농협 조합장 사건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 피해자는 부당해고 후 복직했으나 기존 직무에 복귀하는 대신 폐창고에 발령받았다. 이후 단행된 인사처분은 주유소 발령이었다"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사측이 경제적으로 종속적 위치에 있는 노동자를 상대로 노무지휘권을 악용해 자기 마음대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다. 그럼에도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농협중앙회는 우리의 촉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준비모임은 지역농협 직장갑질 대책을 논의하는 민간기구를 구성한 후 사업장 노동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며 "준비모임은 다시 한번 농협중앙회의 지역농협 직장갑질 전수 조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준비모임은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농협중앙회 광주지역본부장을 면담했다. 본부장은 "비아농협 직장갑질 문제는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며 "노동청의 처분 등을 지켜본 후 해당 부서에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직장갑질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지역본부 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룰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면담 직후 준비모임 측은 "이번 면담에서 지역농협 최고 책임자에 대한 중앙회 차원의 직장갑질 대응방안을 논의했다"며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 조합장의 직장갑질에 대해 법령에 따른 지도·감독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광주지방고용노동청(아래 광주노동청)이 농협, 신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 중소금융기관 중앙회 지역본부와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 광주노동청은 "(지역본부 임원들에게) 지난해 실시된 특별·기획 감독 시 확인된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임금체불 등 주요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 및 조직문화 설문조사 내용을 설명하고 전사적인 조직문화 혁신 노력을 당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금융기관 중앙회 지역본부 임원들이 조직 내 불합리한 관행 근절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회원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제재 강화, 온라인 제보 시스템 운영, 조직 쇄신 등의 노력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광주노동청 황종철 청장은 "지난해 관내 중소금융기관 10개소 대상으로 실시한 감독을 금년에는 20개소로 확대하여 3월부터 기획 감독으로 실시하고, 이후에도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해서는 조직문화가 변화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수시감독이나 특별감독(중대 사안)을 추가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지역에서 큰 논란이 된 광주 비아농협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