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기업인 이니스프리가 온라인몰 판매에 집중하면서 가맹점들이 판매 상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등 영업에 차질을 빚어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경기도 성남시에서 이니스프리 가맹점을 운영해온 최아무개씨는 "오프라인 가맹점인 로드샵에서 발주할 수 있는 품목이 점차 줄거나 단종되고 있다"며 "이를 사전에 통보하지도 않아, POS(금전등록기)에서 상품을 주문할 때가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공급 중단 품목에 대한 사전 통보가 이뤄지지 않아 재고가 없어 주문하려할 때 더 이상 해당 품목을 팔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최씨는 "이벤트를 위한 품목, 예를 들어 현수막이나 포스터, 샘플 화장품, 사은품, 인기 상품이나 신규 상품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고 있다"며 가맹점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최씨는 주문을 하고 싶어도 물품 공급이 안 돼 비어있는 매대를 가리키며 "오프라인 상품을 출시하지 않고 새로운 상품을 주문하는 것도 제한돼 이대로 방치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손님들이 들어와 비어있는 매대를 보고 "장사를 하지 않는 것이냐" 묻기도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로드샵 발주 품목 줄어, 장사하고 싶어도 못해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6년 만에 영업이익 반등에 성공했다. 오프라인 사업을 철수하고 온라인 사업을 확대한 게 반등 원인으로 작용했다.
화장품 시장 부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된 이니스프리는 오프라인 매장의 수를 줄이며 온라인 사업 확대를 시도했다.
이니스프리는 2019년 기준 전국 920개였던 매장을 2020년 657개, 2021년 533곳, 지난해에는 400개 안팎으로 축소했다.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 내 매장 80%를 철수하며 적자폭을 줄였다.
자체 쇼핑몰 앱인 '이니스프리'를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하는가 하면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다양한 이벤트와 사은품을 증정해 접근성을 제고했다.
그러나 소비자와 달리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에겐 한마디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최씨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몰에서 구매하기 이전 상품을 체험해보는 곳이 되었다"고 푸념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상생 약속, 관계 회복될까
최씨와 같은 상황이 대다수 오프라인 매장에서 재연되자 이니스프리 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들며 "이니스프리 본사가 가맹본부의 준수사항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결책으로 "로드샵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만들거나 가맹점주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거나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본사는 지난 3월 29일 가맹사업에 대한 협의회를 진행했고, 가맹점 제공 상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 온라인 결제시 로드샵 배당 금액 비율 제고, 판촉 지원 등을 약속했다.
덧붙이는 글 | 김태민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