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7시,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사무실에서 강연하고 있다. ⓒ 윤근혁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발언과 그 뒤에 벌어진 '킬러 문항' 논란에 대해 "수사하듯이 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입 수능 정책을 놓고 벌이는 정부여당의 대응방식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조 교육감은 지난 26일 저녁 교육시민단체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초대 강연에서 "킬러문항 논란을 보면 그렇다"고 말한 뒤 "입시교육과 경쟁은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수사하듯이 잡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육감은 "킬러문항 없애야 한다. 이권 카르텔도 확장되어 있다"고 윤 대통령의 진단에 동의하면서도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하는 것처럼 복합적인 문제를 일도양단(칼로 두 도막을 내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해법도 아니다"고 말해 추진 방식에는 이견을 나타냈다.
조 교육감은 '사교육비와 수능 킬러문항'에 대해 "(킬러문항 없애면) 준킬러 문항이 등장하고 대학은 본고사를 강화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이런 문제는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가지 않는 한 해결될 수 없는 두더지 게임과 같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 교육감은 "윤석열 정부는 교육문제가 '폭탄 같다'는 걸 모르고 막 던지며 가는 거고, 문재인 정부는 폭탄으로 알고 관리형으로 하다 보니 새로운 것을 하지 못했다"고도 분석했다.
윤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 시기에 대해 조 교육감은 "저는 전국 모든 수험생이 비판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수능을 잘 본 사람은 잘 본대로 '물수능'이라고 하고 또 한쪽에선 '불수능'이라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여당 정치인이 윤 대통령에 대해 '입시전문가'라고 추켜세운 것에 대해서는 "이 말도 코미디"라면서 "(대통령에 대해) 입시 수사 전문가였기 때문에 입시 전문가다? 이런 변론을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7시,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사무실에서 강연하고 있다. ⓒ 윤근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