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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 희귀 동·식물 보금자리이자 국내 최대의 갯잔디 군락이 있는 사천 광포만이 국내 16호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사진은 광포만 전경
멸종위기 희귀 동·식물 보금자리이자 국내 최대의 갯잔디 군락이 있는 사천 광포만이 국내 16호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사진은 광포만 전경 ⓒ 뉴스사천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멸종위기 희귀 동·식물 보금자리이자 국내 최대의 갯잔디 군락이 있는 사천 광포만이 국내 16호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경남 사천 광포만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새롭게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광포만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2007년 무렵 정부가 보호구역 지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이래 16년 만의 성과다.

습지보호지역은 해양생태계와 해양경관 등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정해 관리하는 구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에는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 시설 설치와 확충,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이 추진된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사천 광포만 보전에 관한 지역주민 공감대 형성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3월부터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검토했다. 이어 5월 주민의견 수렴, 7월 광포만 해양생태계 조사, 9월 주민공청회, 관계부처 의견수렴 등 절차를 거쳐 국내 16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해수부, 광포만 생태적 가치 인정
 
 사천시 광포만에서 볼 수 있는 야생 생물들.
사천시 광포만에서 볼 수 있는 야생 생물들. ⓒ 뉴스사천


이번에 지정된 광포만 습지보호지역은 사천시 광포만 주변 지역 갯벌 3.46㎢이다. 행정구역은 곤양·서포면 2개 면이다. 광포만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염생식물인 갯잔디의 군락 면적은 6만 2264㎡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해수부 조사에서 해양보호생물인 갯게는 2400개체 이상, 흰발농게는 33만 개체, 대추귀고둥은 7만 4000개체 이상 서식하고 있다. 광포만에는 멸종위기 2급인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멸종위기 1급인 저어새, 노랑부리 백로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천시는 이번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주민 참여형 습지보호지역 관리와 관광자원 활용 가치 상승 등 지역발전에 긍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일부 주민의 인근 지역 개발제한 우려에 관해, "습지보호지역은 지번이 없는 바다 공유수면(갯벌)만이 지정 범위에 포함되어 사유지에 대한 개발행위 제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다수 곤양면민과 서포면민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강호천 곤양면 주민자치회장(석문마을 이장)은 "주민들은 대환영이다. 주민과 사천시, 해수부가 함께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 생태관광 활성화 등을 본격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춘석 사천남해하동 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은 "이제 순천만 못지않은 생태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때"라며 "어느 한쪽의 힘만으로는 안 되고 민관이 함께 노력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박동식 시장은 "광포만의 빼어난 해양생태 자원이 잘 보전되어 후대에 이어지고, 지역발전을 견인할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광포만 개발과 보존, 갈등의 역사

광포만은 과거 수십 년 동안 개발과 보존을 두고 충돌을 빚어왔던 곳이다. 사천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1년까지 광포만의 개발을 위해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을 추진해 왔으나, 2001년 7월 대규모 매립에 반대하는 정부 기조에 따라 2001년 7월 최종적으로 기본계획에서 제외됐다.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광포일반산업단지 개발 움직임이 있었으나, 2008년 국토해양부 중앙연안심의회서 부결되면서 백지화됐다. 이후 사천시의 정책 기조는 매립과 개발보다는 생태관광자원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해와 올해 광포만 인근 대진일반산업단지의 폐기물 매립장 전환 논란으로 곤양 지역 내 갈등이 일기도 했으나, 박동식 시장이 '매립장 불허'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지난해까지 환경부가 국립공원 편입 노력을 했으나 불발됐고, 해수부에서 습지보호역 지정 절차를 밟으면서 지정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다른 지역 습지보호구역, 생태관광 사례는
 
 흑두루미와 갈대숲으로 조명받았던 순천만은 현재 세계적인 생태관광지역이 되었다. 매년 200만~600만 명의 유료 관광객이 순천만을 찾고 있다.
흑두루미와 갈대숲으로 조명받았던 순천만은 현재 세계적인 생태관광지역이 되었다. 매년 200만~600만 명의 유료 관광객이 순천만을 찾고 있다. ⓒ 뉴스사천
 
한편 습지보호구역이자 람사르 습지인 고창 갯벌의 경우, 20억 원을 들여 람사르고창갯벌센터를 건립하고, 갯벌 둘레길, 어촌체험마을, 오토캠핑장을 조성해 갯벌 생태체험과 관광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마산만 봉암갯벌 역시 2011년 봉암갯벌생태학습장을 조성해, 방문객 대상 생태교육과 어린이 체험프로그램, 학교 교육과정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순천만 갯벌은 순천만 생태공원, 갈대밭, 흑두루미 등으로 지역생태관광 브랜드화에 성공한 곳으로 연 200만~600만 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100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습지보호지역은 해양생태계와 해양경관 등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정해 관리하는 구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에는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 시설 설치와 확충,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이 추진된다.하늘에서 본 광포만 전경.
습지보호지역은 해양생태계와 해양경관 등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정해 관리하는 구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에는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 시설 설치와 확충,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이 추진된다.하늘에서 본 광포만 전경. ⓒ 뉴스사천
 
 곤양천 하구의 광포만에는 다양한 겨울 철새가 찾는다. 그중 제일 눈길을 끄는 새는 ‘재두리미’이다.
곤양천 하구의 광포만에는 다양한 겨울 철새가 찾는다. 그중 제일 눈길을 끄는 새는 ‘재두리미’이다. ⓒ 뉴스사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광포만#습지보호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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