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대학교 학보사는 지난 2020년 발행을 중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보사의 인원이 급감해 운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약 2년간의 휴간 끝에 2022년 한라학보사는 발행을 재게 했지만, 이마저도 연 4회에서 1회로 발행이 줄어드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던 신민수 한라학보사 편집국장을 만나봤다.
백지부터 시작하는 한라학보사
신민수(27)씨는 지난 2022년도에 한라대학보사 발행을 재게 하자는 제의를 지인으로부터 받았다. 그렇게 아름아름 인원을 모았다. 신씨는 부장 자리에 올랐지만, 그를 포함한 모두가 학보사는 처음인 상황이었다. 그는 "누가 누굴 가르칠 수가 없는 상황에서 '부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으니 부담이 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아 이전 학보사 인원과의 교류가 쉽지 않은 점도 큰 걸림돌이었다. 이전 학보사 인원에게 인수인계를 받았음에도 현재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전무한 수준이라 밑그림부터 새로 그려나가야 했다.
이 때문에 신씨와 학보사인원들은 기존에 발행된 한라대학보인 '한 가지'의 지면을 보며 틀을 잡아갔다. 밤을 새우는 것은 당연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효율을 따질 겨를도 없이 무작정 해오다 보니 노하우가 쌓여갔다. 그렇게 한라학보사는 코로나19 이후 총 두 번의 발행을 마쳤다.
한라학보사가 발행되고 득을 가장 많이 보는 이들은 다름 아닌 외국인 교환학생들이다. 신씨는 "우리 대학은 방학에 교환학생들의 수업이 진행돼 다른 재학생들과의 교류가 적고, 언어의 장벽으로 학교와 지역에 대해 알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교환학생들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한라학보의 지면은 계속 교내에 남아있기에 많은 교환학생이 이를 읽고 도움을 얻어간다"며 감사를 표했다.
대학 넘어 지역으로
올해 5월 원주시는 한라대학보사의 글을 시 소식지인 <행복원주>에 기고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재발행 후 학보사를 되살리려는 그들의 노력이 또 다른 결실을 본 것이었다. 신씨는 시 전체에 한라학보사의 이름을 알릴 기회라고 생각해 흔쾌히 이를 승낙했다.
그는 행복원주에 글을 기고하겠다는 결정이 국원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연 1회 발행에 그쳤던 한라학보사가 매달 행복 원주에도 기고를 하니 국원들이 좀 더 글을 많이 쓰게 됐고 자연스레 실력도 올라갔다는 이유에서였다.
신씨는 한라학보사의 장점으로 지역사회와 연계성을 꼽았다. 단순히 학교에 대한 이야기만 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소개함으로써 지역 상권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로 한라학보사가 올해 6월 발행한 '한 가지'에는 캠퍼스 인근의 카페를 소개하고 자영업자와 진행한 인터뷰를 담았다. 신씨는 "에브리타임(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라학보가 소개한 장소들을 방문한 뒤 후기를 쓰고 서로 추천하는 등 활발한 반응을 보인다"며 지역에도 영향을 주는 대학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남는 아쉬움
신씨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한라대학교와 한라학보사를 떠난다. 그런 그도 학보사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있다. 한라학보사를 하며 홍보나 리뷰기사를 주로 써오고 학생들의 목소리는 담지 못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는 만약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학우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기사를 써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그는 대학 언론의 존재 이유로 '가능성'을 꼽았다. 지금 당장에는 홍보나 설명 중심의 글을 쓰고 있지만, 언젠가 학생들의 불만이 있다면 대학 언론은 이를 대신 말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재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대학 언론의 존재 이유라고 신씨는 말한다.
덧붙이는 글 | 안디모데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