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서 '코인왕'으로 불리는 40대가 출국금지를 피해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목포해양경찰서는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가상자산 시세조작(MM‧Market Maker)업자 박아무개(42·남)씨를 29일 검찰에 송치했다.
또 박씨로부터 거액의 대가를 약속받고 밀항을 알선한 선장 이아무개씨와 선원 김아무개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박씨는 지난 18일 오전 진도군 귀성항에서 이씨가 운항하는 어선을 타고 흑산면 대둔도 인근 해상으로 이동해 밀항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와 김씨는 사건 당일 완도항에서 5톤급 선박 E호를 출항시켜 귀성항을 경유해 박씨를 태우고, 같은 날 오후 대둔도 인근 해상에서 당국의 추적을 회피하고자 어선위치발신장치를 고의로 훼손해 밀항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 측 영해로 밀항을 시도했으나 기상 악화로 회항하던 중 추적에 나선 해경 항공기와 경비함정에 의해 다음날 오후 신안군 흑산면 홍도 해상에서 붙잡혔다.
목포해경은 또 박씨를 항구까지 이동시킨 차량을 특정해 밀항알선자 이아무개씨를 입건하고, 밀항 알선 경위와 중국 측 협조자 등 배후를 수사하고 있다.
밀항을 의뢰한 박씨는 가상자산 MM업자로 활동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임원과 브로커 등과 공모해 시세조종과 상장을 통해 수천억대 이상의 자산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증권범죄 중점검찰청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7개 국가기관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 3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임원과 브로커 4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합수단은 수사 과정에서 MM업자 박씨의 연루 사실을 밝혀내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박씨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패소하자 밀항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존버킴'으로 활동해온 박씨는 '코인왕', 'MM 대부', '코인계 전설' 등으로 불리며 SNS를 통해 코인투자 기법을 강의하거나 호화로운 생활상을 중계해왔다.
자동차 마니아로도 알려진 박씨는 부가티와 페라리, 시론,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초고가 하이퍼카(초고성능차) 한정판 모델을 다수 소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일본 등지에서 신규 사업을 벌이는 등 국내외를 망라해 왕성한 투자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박씨의 SNS 강의와 호화로운 생활상을 근거로 그가 보유한 가상화폐와 부동산 등 재산이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