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용문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OO미용실로 들어가자 사장님이 "나 순천(출신)이여"라며 반갑게 맞았다.
"하여튼 서민이 살 수 있는 나라 만들어달라. 사과 하나가 만 원이다. 어쩌겠어. 우리 같은 서민은 어찌 살겠나. 하루 벌어 사는 사람은 어찌 살겠나."
이재명 대표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과일가게에서 가격을 확인한 뒤 "나도 비싸서 못 사먹는다"며 상인들에게 "많이 파시고 힘내세요"라고 인사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곳곳에서 "대표님 여기요!" "사진 찍어요"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릴 때도 사진 요청은 끊이지 않았다. 한 지지자는 "대표님 힘내세요! 제가 총각김치 담아왔다"며 반찬통을 건넸다.
이 대표는 시장 한복판에서 상자 위에 올라가 "경제가 폭망했다. 손님이 없어 가게가 문 닫는다. 물가가 오르는데 수입은 줄어들고, 일자리는 점점 줄어든다"며 "정부가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데 '경제는 자유다', 이렇게 생각하니 경제가 살아남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정권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 앞으로 바꿔야겠다 싶으면 4.10 심판의 날에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일값 보더니 "저도 못 사먹어... 경제 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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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태웅 후보 지원 나선 이재명 “이채양명주,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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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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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옆에는 '재수생' 강태웅 후보와 그의 배우자가 함께했다. 강 후보는 4년 전 용산에서 권영세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단 890표 차로 패배했다. 그는 "저는 재수생인데 구민과 당원 여러분께서 저한테 소중한 기회를 주셨다"며 "민주당과 함께 민생을 챙기고 국가를 생각하는 강태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지지자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했다. 빵가게를 지날 때는 "몰빵! 몰빵"을 연호했다.
이 대표의 용산 방문은 '격전지 지원' 이상의 의미도 담겨 있다. 그는 용문시장 인사를 마친 뒤 효창공원에 모인 취재진에게 "소위 한강벨트(서울 핵심 승부처)로서 용산의 의미도 크지만, 대통령실이 위치한 선거구에서 반드시 이김으로써 '국민께서 대통령을 심판했다. 윤석열 정권의 지난 2년에 대해 명확히 책임을 물었다'고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용산을 심판벨트의 핵심 축으로 생각하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국민을 업신여기는 정권을 본 적 없다"며 "독재권력조차도, 군사정권조차도 공정한 척했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척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이 정권은 아예 대놓고 '내가 한다는데 뭐 어쩔래' 이런 태도"라며 "어쩔래 정권"이라고 불렀다. 그는 "그래서 여러분이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4.10 심판의 날, 저들의 만행과 독선, 국정실패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외쳤다.
"용산은 심판벨트 핵심 축... 국민 무서운 것 보여줘야"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백승아 공동대표 역시 "용산에 오니까 새삼 이번 선거에 임하는 각오와 다짐을 새롭게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17년 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교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였는데 서이초 사건 이후 정치를 결심하게 됐다"며 "그때 정부에 학교를 지켜달라고, 아이들과 선생님을 지켜달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는데 벽에 대고 외치는 것 같아 많이 절망했다"고 말했다.
백 공동대표는 "그 마음은 강태웅 후보도 마찬가지이고, 김건희 게이트, 해병대원 참사, 이태원 참사 겪으신 여기 모인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며 "이번 정부의 행정 무능으로 벌어진 이 숱한 참사들, 행정전문가인 강 후보가 이곳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더라면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분이 선택해서 심판해주셔야 한다"며 "여러분의 선택으로 달라질 수 있다. 심판합시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