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취임 후 첫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 불참했다. 추념사를 대독시켰지만 그 내용마저도 크게 비판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추념식에 불참했을 뿐만 아니라 추념사마저 내지 않았고, 이에 국무총리 명의의 추념사가 낭독됐다. 대통령과 정부가 제주4.3항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노총은 매년 '제주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은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제주4·3항쟁 당시 학살과 참상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기행을 하고 있다. 필자(이재준, 손진 기자)는 기행에 참여한 조합원의 소감문을 취득해, 지난해 [제주4.3 평화기행]에 이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 기자 말
곽호정 씨는 화섬식품노조 KC지회 조합원이다. 그는 이번에 아들과 함께 화섬식품노조 광주전남지부에서 진행한 제주4.3평화기행에 참여했다.
곽 씨는 "이제 8살 된 아들에게는 좀 어려울지라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아들과 함께 참여"했고 "아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참가했지만, 오히려 제가 배운 게 더더욱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들이) 4.3 평화공원에서 민중항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을 보며 분노하고 그분들에게 감사해하는 아들을 보며, 저 자신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곽 씨는 "이번 기행과 집회를 기점으로 앞으로 우리 아들과 우리 후손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도록, 우리의 권리와 안전을 위하여 더욱더 적극적으로 소리 내보는 계기가 됐다"며 "지금의 삶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해주신 수많은 선조분에게 한 번 더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일정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비록 잠도 못 자고 이동시간 대기시간도 많은 힘든 일정이었으나, 저희 부자에게는 뜻깊은 교육의 시간이 되었던 거 같다"며 "노동자가 살기 좋은 나라를 위해,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힘껏 목소리 내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전남지부는 30일 목포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이동했다. 먼저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한 뒤, 알뜨랑 비행장 일대를 기행했다. 다음날, 제주4.3평화공원 기념관과 너븐숭이 4.3기념관 일대를 기행했다.
덧붙이는 글 | <노동과세계>에 중복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