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특검'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직접적 개입 정황이 드러난 윤석열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자료 이첩·회수 당일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사실이 최근 드러난 것을 고리 삼아 특검이 수사해야 할 '몸통'으로 지목한 것.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외압 관련) 대통령실의 개입 사건이 대통령 직접 개인 사건으로 완전히 판이 뒤집혔다"라며 "이제 해병대 특검은 윤석열 특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불소추특권을 내려놓고 국민 앞에 공정한 수사에 임하시기 바란다"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대통령을 소환조사하시고 대통령께서는 자진출두를 결단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대통령의 사법 방해가 드러났다. 이제 대통령의 직접 개입 의혹이 드러났다"며 "해병대원 특검이 아니라 대통령 직접 수사 개입 의혹, 대통령 수사 외압 의혹 특검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윤 대통령과 통화한 후) 이종섭 장관이 한덕수 국무총리,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그리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는 다섯 번이나 통화했다고 한다"라며 윤 대통령을 포함한 이들의 휴대폰을 공수처에서 모두 압수수색하고 모든 통화기록을 밝혀내야 한다고 봤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해병대원 순직사건 은폐 및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정황과 물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면서 특검법을 수용해 의혹을 털어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중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데, 떳떳하다면 특검으로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이 거부하고 여당이 반대하면 할수록 특검의 필요성과 당위성과 더욱 커질 것이고, '묻지 마' 거부권 남발은 정권 몰락으로 가는 '급행 티켓'이라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닫기 바란다"고 했다.
고민정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 사용? 대한민국 보안망 스스로 부쉈다"
한편,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번에 드러난 윤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 문제를 "대통령 스스로 대한민국 보안망을 부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의 핵심이 대통령실의 외압이 아니라 윤 대통령 외압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더 이상 진실을 은폐하지 말고 특검을 스스로 자청해야 할 것"이라면서 "또 하나의 중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바로 대통령의 개인 폰 사용"이라고 꼬집었다.
고 최고위원은 구체적으로 "대통령은 업무시작과 동시에 도청 방지 장치가 돼 있는 비화폰을 쓴다"며 "시대 특성상 대통령도 휴대전화를 쓰긴 하지만 그 전화는 대중에 공개돼 있는 개인폰이 아닌 특수시설이 장착된 비화폰"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4월 불거졌던 미 CIA의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대화내용 도청 정황을 거론하면서 "심지어 이번 대통령의 개인 폰 사용은 해외출장 중인 자(이종섭)에게 건 전화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통신선을 이용한 것인지, 타국의 통신선을 이용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질타했다.
고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완벽한 시스템 붕괴"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미 지난 2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대통령이) 개인 폰을 이용해 중요한 말들을 나눴는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기밀사항을 유출했을 시 상응하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일급 기밀사항들이 대통령에 의해 유출된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