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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로 주문하기 ....
▲ 키오스크로 주문하기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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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초밥식당으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자 키오스크가 자리잡고 있었다. 키오스크가 있지만 나이든 사람들이 오면 종업원들이 와서 도움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날은 용기를 내어 스스로 해보고 싶었다. 내가 뭐먹을 거냐고 묻고 키오스크를  만지자 친구들이 "자기 이거 할 수 있어?" 묻는다. 나는 답했다. 

"하면 되지. 같이 해보자. 이젠 우리도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 할 수 있어야 해. 하다가 모르면 물어보면 되지."

친구들 네 명이 키오스크로 음식 주문하기에 나섰다.

"자 그럼 점심 특선 3명, 초밥 하나에 콜라 한 병" 메뉴판에 나오는 것을 보고 우리가 주문해야 할 목록을 찾아 장바구니에 하나하나 담았다. 그런데 콜라를 주류에서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그때 종업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리가 주류로 들어간 것은 맞았다. 메뉴를 옆에서만 찾으니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종업원이 가르쳐준 곳을 보니 위에 콜라 메뉴가 있었다. 콜라를 선택하고, 주문하기 누르고, 카드결제까지 했다.

종업원에게 "그래도 우리 주문 잘했지요?"하고 물으니 그도 "네 아주 완벽했어요. 주문한 음식이 점심 특선 3개, 초밥 하나, 콜라 한 병이 맞지요?" 종업원이 다시 한 번 확인해준다.

"네 맞아요."

"그럼 주문한 음식 갖다 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우린 마치 어려운 시험에 합격이라도 한 듯이 웃으면서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와 우리도 이젠 키오스크로 주문 성공했다." 모두 자신감이 생긴 듯했다. 비록 더듬더듬 눌러 주문에 성공했지만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다른 때 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낯설지만...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요즘은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곳이 많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다. 햄버거집, 대형마트, 병원, 빙수 집 등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언젠가는 친구들과 햄버거집에 갔다. 나보고 키오스크로 주문하라고 해서 보았더니 다른 곳에 있는 것보다 더 어렵고 복잡해 보였다. 아직 익숙하지 그랬을 것이다. 결국 햄버거집 종업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다음부터는 키오스크가 설치된 곳이면 틀려도 해보는 습관을 들였다. 하다가 못하면 직원이나 젊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아주 친절하게 잘 가르쳐준다.

또 한 번은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맞으러 병원을 갔는데 그곳도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큰 글씨에 쉽게 표기되어 있어서 한번에 성공한 적도 있었다. 그때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는 용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했다.

키오스크란 뜻을 찾아보았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 단말기, 주로 정부 기관이나 은행, 백화점, 전시장 등에 설치되어 있으며 대체로 터치스크린 방식'이라고 나와 있다. 뜻을 알고 보니 우리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키오스크를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은행이나 주민센터에서 그다지 힘들지 않게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은행에서는 통장이나 카드를 넣고 입금, 출금, 이체 등을 해왔고 세금도 냈었다. 주민센터에서는 지문을 찍고 등본, 초본, 등기부 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무인 발급기에서 무료로 발급받곤 했었다.

하지만 평소에 별 부담 없이 말로 소통하고 편하게 주문해왔던 음식점까지 사용하고 있으니 갑자기 생소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젠 나이가 든 우리도 거기에 익숙해져야 생활에 불편함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기계에 주문을 하고 내가 스스로 카드결제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졌고 겁도 났다. 하지만 몇 번 해보고 나니 편한 점도 있었다. 그다지 어려운 작업도 아닌듯 하다.

지난 주말 가족 모임을 하고 빙수집을 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키오스크가 없더니 그새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남편이 딸아이에게 도움을 받아 주문하는데 성공했다. 남편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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