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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났는지 이제는 연일 폭염으로 사람을 힘들게 한다. 어느 때나 맞이하는 여름이지만 올여름은 유난히 더 더운 것 같은 느낌이다. 더위 탓인지 입맛도 없고 기운이 없다. 뭐 별로 딱히 먹고 싶은 음식도 없다. 동생이 아는 지인 집에 갔다가 얻어온 호박잎과 가지, 오이 등을 들고 우리 집으로 왔다.

"맞다." 여름 호박잎은 먹을 만하지, 하는 생각에 점심밥을 새로 하고 가지를 볶았다. 오이는 그냥 생으로 고추장 찍어 먹으려 껍질을 벗겨 잘라놓고, 집에 있던 깻잎도 찌고 다음에 호박잎을 쪄서 점심 밥상을 차렸다.
 
호박 잎과 야채를 곁들인 집 밥 입맛이 없어 호박 잎을 찐 집 밥 한 상
호박 잎과 야채를 곁들인 집 밥입맛이 없어 호박 잎을 찐 집 밥 한 상 ⓒ 이숙자
 
남편은 이상하리만치 야채를 안 드신다. 매번 권해도 소용이 없다. 자기 좋아하는 음식 한 가지만 먹고 계시니 밥 해 주는 사람은 고역이다. 반찬을 해 놓아도 먹지 않으니 만들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어쩌겠는가. 다 자기 좋아하는 대로 살아야 하지, 자꾸 말하는 것도 잔소리 같아 그만 그치고 만다. 어린애도 아니고 살만큼 산 어른은 아이들보다도 말을 더 안 듣는다. 정말 고집이 세다고 말하면 알맞다. 

남편은 친구들 만나러 나가시고 나는 동생과 땀 흘려 만든 음식으로 점심을 먹는다. 된장도 뚝배기에 자박자박 양파와 멸치를 넣고 끓였더니 제법 먹을 만하다. 말 그대로 집밥이다. 이런 때는 입맛이 같은 동생이 곁에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입맛 없던 차에 호박잎 쪄서 밥을 먹으니 밥 한 그릇이 금세 뚝딱 없어진다.

호박잎은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여름이면 즐겨 먹었던 식재료다. 호박잎은 요리 방법도 여러 종류가 있다. 연한 잎은 껍질을 벗겨 살짝 데쳐 된장에 들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나물 무치듯 무쳐도 먹을 만하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먹는 방법은 껍질을 벗겨 찜기에 쪄 된장찌개와 함께 쌈으로 먹는 걸 나는 가장 선호한다. 

또 다른 방법은 늦여름 연한 호박잎과 새끼 호박을 따서 칼로 썰지 않고 주먹으로 뚝뚝 쳐서 호박잎과 된장을 넣어 끓이다가 들깻가루 한술 넣어 끓인 된장국은 특별한 맛이다. 

호박잎 요리 중에 호박잎 장떡 요리도 빠지면 섭섭하다. 호박잎은 연한 것을 골라 껍질을 벗기고 손으로 바락바락 주물러 씻어 도마 위에 놓고 쫑쫑 썬다. 된장은 아주 적게, 고추장은 좀 더 많이 넣어 부침을 하면 그게 바로 호박잎 장떡이다. 얼큰하면서 쫀득한 맛이 입맛 없는 사람에게도 맞춤 요리라 할 수 있다.

호박잎은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을 예방해 주고 비타민 A가 함유되어 있어 시력보호와 야맹증 예방에 도움을 주며 혈관 건강 개선, 뼈 건강 강화 등 효능이 많은 음식이다. 장마로 인해 야채값이 아주 많이 올랐다. 무엇으로 우리의 식탁에 음식을 올릴까 고민하시는 우리 주부님들 오늘은 값도 저렴하고 건강에도 좋은 우리의 전통 식재료 호박잎 요리로 가족들 밥상을 차리시면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호박잎#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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