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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여자고등학교 전경.
 하동여자고등학교 전경.
ⓒ 하동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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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 지역 학부모 3명 가운데 2명 이상이 공립 하동고등학교와 사립 하동여자고등학교의 통합에 찬성했지만 하동여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통합을 부결했다.

하동여고 학교법인 하동육영원(이사장 박종원)은 22일 이사회를 열어 하동고와 통합에 대해 최종 부결했다고 하동군이 23일 밝혔다.

앞서 경남도교육청이 진행했던 학부모 찬반 투표에서는 68%가 찬성했다. 경남도교육청에서 학부모 투표 결과를 근거로 통합에 대한 이사회 의결을 하동육영원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던 것.

하동군은 "공립학교 끼리의 통합은 60% 이상의 학부모 찬성만 있다면 교육감 권한으로 추진이 가능하나,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사립학교법인 이사회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며 이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라며 "이번 이사회에서 학교통합 안건이 부결로 결론 남에 따라 사실상 모든 행정 절차는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20여년 전부터 제기됐던 통합... 매번 학교법인이 '반대'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 요구는 20여 년 전부터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매번 하동육영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동여고 법인의 반대로 또 통합이 무산되면서 지역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동군은 "이번 통합 시도는 처음으로 경남교육청이 직접 나서 민관협의체를 운영하며 관내 초·중·고 학부모 대상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68% 찬성이라는 결과를 얻어 통합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하동육영원의 반대에 부딪혀 주민들의 실망이 매우 크다"라고 했다.

하동초교 재학생의 학부모는 "아이들의 교육환경은 정말 중요한 정주 여건이다. 믿고 보낼 수 있는 고등학교가 있다면 굳이 타지로 나갈 필요 없이 하동에 정주할 수 있다"며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은 젊은 부모들에게 너무 절실한 정책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에 너무 속이 상하고 분노한다"라고 말했다.

통합 추진에 앞장서 온 박성연 하동군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회장은 "하동여고는 군민들이 설립한 군민이 주인인 학교이며, 현재 이사들은 관리자일 뿐이다. 따라서 학부모와 주민이 원하는 통합을 반대할 명분은 없다"며 "아이들에게 1원 한 장 쓰지 않는 이사들이 왜 소통을 거부하고 하동교육의 발전을 막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하동군수 "최고 수준 교육환경 조성 약속 못 지켜 죄송"

하승철 하동군수는 "고교 통합에 대한 학부모와 군민들의 간절함이 하동여고 관계자분들께 제대로 전달되지 못 해 안타깝다"며 "고교 통합을 발판 삼아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하게 된 점, 군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하 군수는 "그동안 고교 통합에 적극 응원하여 주신 군민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주어진 여건 속에서 교육청, 하동육영원과 협력해 하동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을 추진했던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하동고와 하동여고가 변화 없이 이대로 간다면 사실상 다른 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두 학교의 통합에 대한 지원 조건은 하동교육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며 안타까워 했다.

경남도교육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통폐합 안건 재상정해서 혹시라도 가결되면 통폐합 행정예고를 하고, 통폐합 부결이 확실시 되면 노후된 하동고 환경개선을 진행할 예정"라며 "결론은 학부모의 통합 여론에도 불구하고 하동육영원 이사회에서 학교 통폐합 안건 재상정의 움직임이 보여지지 않으면 적절한 시점에 하동고 미래학교 공간재구조화 사업 추진을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하동육영원 측에서는 이번 이사회 결과에 대해 아직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또한 회의록이나 이사 중 몇 명이 반대했는지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동고등학교#하동여자고등학교#하동군#경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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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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