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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채널 '백종원'에 올라온 <연돈볼카츠 설명드리겠습니다>의 한 장면
유튜브 채널 '백종원'에 올라온 <연돈볼카츠 설명드리겠습니다>의 한 장면 ⓒ 유튜브
 
백종원 대표가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백종원'을 통해 연돈볼카츠 등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해당 영상은 주로 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내용으로 채워졌지만, 아쉽게도 영상 속 백 대표의 이야기들은 분쟁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연돈볼카츠 협의회 점주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내용, 즉 더본코리아가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점주들에게 허위·과장된 매출액과 수익률을 제시했느냐가 가장 큰 쟁점이다. 협의회 측은 공정위에 당시 영업사원의 말을 녹음한 녹취 자료까지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 때문일까. 최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백 대표는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이 문제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문제를 제기한 점주들이 영업 활성화를 위해 영업사원이 한 발언을 꼬투리 잡아 보상을 요구한 행위는 잘못이라는 등의 동의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영상에서도 이는 반복되었다. 이번에는 연돈볼카츠의 다른 가맹점주들을 등장시켜 "어느 본사가 매출을 보장하냐"며 재차 분쟁에 참여한 점주들에게 '생때를 쓰는 사람들'이란 프레임을 씌웠다. 이는 매우 실망스럽고 우려되는 대목이다. 분쟁에 참여한 점주들을 무책임한 사람들로 몰아세운 것을 넘어 점주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로 보였기 때문이다. 

제공한 정보는 명확해야 하며, 책임이 따른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의 강한 공신력을 기초로 이뤄지는 사업이다. 그렇기에 국가는 프랜차이즈 기업 정보를 '정보공개서'라는 문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하도록 제도화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더해 창업 희망자에게는 근거가 확실한 매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설명하도록' 의무화했다.
  
 '얼마나 많은 돈을 벌수 있나요?'라는 위험한 질문에 대한 규제 해설(FDD 항목 19번에 대한 해설)
'얼마나 많은 돈을 벌수 있나요?'라는 위험한 질문에 대한 규제 해설(FDD 항목 19번에 대한 해설) ⓒ 웹사이트 'allBusiness
 
우리나라가 가맹사업 규제의 표준으로 참고한 미국도 비슷하다. 미국은 연방 무역 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에서 정보공개서(FDD)를 관리하며 본사가 가맹 희망자에게 예상 매출이나 수익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할 경우, 반드시 규정에 따라 해당 정보(서면 및 구두 정보 포함)는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명확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더불어 제공된 매출 정보는 '보장된 성과가 아니며, 실제 성과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사실도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위반 시 '강력한 제재'가 따르기 때문에 제공되는 정보에는 신뢰가 담보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연돈볼카츠' 분쟁 건의 경우, 협의회 점주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백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그 규정을 어긴 것이다. 즉, 예상 매출 산정서(월 1700만 원)을 주면서 사업 환경에 따라 이보다 더 작은 매출도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야 함에도 오히려 산정서 매출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실제가 더 나온다고 (3천여만 원) 과장한 것이다. 
 
 18일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이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18일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이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진짜 강자와 시시한 강자

필자도 한때 가맹사업자였다. 따라서 필자 또한, 가맹점주가 되기 전 여러 브랜드 본사의 사업 설명을 들어 보고 정보공개서를 받아 봤다.

2011년, 당시 필자는 총 4개의 피자 브랜드를 방문했다. 방문한 4개 브랜드에 똑같이 매출과 수익성 그리고 구도시와 신도시 창업을 물어보았다.

당시 모든 브랜드는 수익성과 매출에 대한 질문에 모호하게 답했다. 아마 당시는 예상 매출 산정서 제공이 의무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모든 브랜드는 매출과 수익률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기억이 있다. 이 중 한 피자 브랜드와의 상담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그 당시 필자의 거주지였던 경기도의 구도시 상권과 다른 지역의 신도시 상권 중 어느 쪽이 창업에 더 유리한지 문의했다. 해당 브랜드 담당자는 필자가 사는 동네에 한때 그들의 가맹점이 있었음을 밝히고 구체적인 위치까지 알려주었다. 유동 인구가 꽤 많은 지역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곳에서 창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본사 담당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창업을 만류했다.

"원래 있던 사장님이 정말 열심히 하셨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출이 안 나오더라고요. 저희도 이해가 안 갔죠. 아시다시피, 주변에 학교도 많고 유동 인구도 많아 잘될 수밖에 없는 곳인데 말이에요. 꼭 하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권하기가 좀 어려워요.

신도시는 도시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배달 수요가 많아요. 그런데 저희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 배달이 불가합니다. 가맹점 재량으로 배달을 하면 안 되냐고요? 죄송하지만 그건 안 됩니다. 저희 규정상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사장님이 배달하면 다른 이웃 가맹점에 피해를 줄 수 있거든요. 지금은 이웃 가맹점이 없더라도 앞으로 생길 수 있으니까요."


해당 피자 브랜드는 대단한 광고 모델도, 그렇다고 미디어에 브랜드 노출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당연히 스타 경영자도 없다. 그저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인기를 얻었고, 현재는 유사 브랜드의 난립으로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이제는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 원동력은 그때 내가 느꼈던 자신감과 정직함이었을 것이다.

물론, 해당 브랜드 역시 한때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안다. 살을 맞대고 사는 가족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듯 갈등이 없는 프랜차이즈는 없다. 그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다. 여하튼 해당 브랜드는 혹독한 외식업 경쟁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잘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면 슬기롭게 해결한 듯하다.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백 대표의 이번 영상은 정말 실망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백 대표는 지난번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영업사원의 말을 꼬투리 잡았다'라며 이번 사안을 애써 축소했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앞으로 백 대표가 직접 영업 활동을 하고 사업 설명을 할 것인가? 그리고 계약도 직접 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직원 관리 또한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 아닐까. 

#연돈볼카츠#백종원#더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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