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할머니들이 만든 '평화 그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할머니들이 만든 '평화 그림'.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원폭 피해자들은 비핵평화의 살아있는 역사이며 움직이는 평화박물관이다. 고령으로 기억이 점차 상실돼 가고 있어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하고 후세에 남기는 것이 너무도 시급한 과제다. 정부와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점점 사라져 가는 산 증언의 역사적인 기록과 녹취, 보존이 시급함을 다시금 호소하고자 한다."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에서 '비핵·평화대회'를 준비하는 합천평화의집(원장 이남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가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비핵평화대회는 '평화의 울림 맞잡은 손'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8월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열린다.

합천평화의집은 "매년 100여 명 이상 각종 피폭 후유증 질환으로 세상을 떠나는 원폭피해자 1세와 피폭의 유전적 질환으로 대를 이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고 사회로부터도 관심을 받지 못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2세 환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합천비핵·평화대회는 원폭에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참혹한 현장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평생을 피폭의 후유증으로 고통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피폭 1세와 피폭당한 부모로부터 유전적 영향을 받아 각종 질환으로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2세를 비롯한 그 후손들의 애절한 삶의 아픔을 공유하며, 우리 사회에 비핵·평화의 간절한 소망을 알리기 위해, 원폭 투하가 있었던 8월에 열어 온 행사다.

올해는 '비핵·평화 어울림-원폭 피해자 작품전, 사진전, 원폭관련 도서전, 비핵평화 메시지', '비핵평화 영화상영', '비핵·평화 이야기·문화 한마당- 주제발표, 비핵평화시낭송, 공연'이 진행된다.

원폭 피해자 작품전은 현재 '원폭피해자 종합케어서비스'를 받으며 수업시간에 작품을 만들어 온 원폭피해자 1·2세들의 작품 20여 점이 출품되고, 행사 이후에는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복도에 전시될 예정이다.

또 합천원폭피해자자료관에 보관되어 있는 사진 20여 점을 선보이고, 도토리숲 출판사의 <평화의 불꽃이 된 핵의 아이, 형률이>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 등 원폭 관련 도서 수십여 종이 전시된다.

원폭피해자 1·2세 증언... 박윤규 선생과 문종주씨 나서

영화상영은 2010 다큐멘터리 영화인 고 이강길 감독의 작품인 <야만의 무기>로,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부안에 이어지는 방폐장 저지 유치 결사반대 투쟁을 다룬 부안항쟁의 못다 한 이야기이며 끝나지 않은 방폐장 우리들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핵·평화 이야기와 문화 한마당'은 "울림과 국제연대"라는 주제로 원폭피해자 1, 2세 증언, 주제발표와 토론, 비핵평화 노래, 치유무용, 시 낭송 등의 내용으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다.

원폭피해자 1, 2세의 증언은 광주에 거주하는 박윤규 선생(86, 1세)과 한국원폭2세환우회에 가입한 문종주씨(68, 2세)가 나선다.

합천평화의집은 "피폭당한 1세와 피폭당한 부모를 두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평생 대를 이은 질환으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피폭 2세 환우의 애절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아픔을 공유하며, 법적, 제도적 지원책 마련과 지구촌에 더 이상 핵으로 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함을 호소한다"라고 전했다.

비핵‧평화를 다루는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넷 대표가 원폭피해자 "방미 증언 성과와 국제연대, 향후 목표"에 대해 발표하고, 베네틱 카부아 메디슨Benetick kabua Maddison 마샬교육프로젝트(Marshallese Educational lnitiative) 대표가 2017년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ICAN 활동과 국제 연대, TPNW(핵무기금지조약) 가입 촉구와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한다.

같은 자리에서 이승무 박사(한일반핵평화연대 사무국장)와 조은숙 원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이 토론한다.

요시모토 유키오 일한합동수업연구회 대표가 한일 청소년들의 역사문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일본의 원폭문제를 포함한 역사인식 문제와 한일 교류에 대해 제언한다.

주제 발표 사이에 핵 피해자들을 위로하며 지구촌과 한반도에 비핵평화가 실현되기를 소망하는 작은 공연이 진행된다. 전기호 목사(한일반핵평화연대 대표), 김평부 환경음악인, 반송미 치유무용가, 조선남 시인 등이 참여하고 신준식 반핵평화활동가가 피폭 2세들의 애달픈 현실을 시로 표현한다.

합천비핵‧평화대회는 2012년부터 열리고 있으며, 한반도의 비핵·평화의 실현을 위해 국제 연대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미국이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희생된 한국인 피폭자는 약 7∼10만 명으로, 당시 4∼5만 명이 피폭으로 숨졌다. 생존 피해자 상당수가 합천에 살아 왔고, 합천에는 원폭 피해자를 위한 유일한 시설인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이 2010년 3월에 개관해 운영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71년 만인 지난 2016년 5월 19일, 19대 국회에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었지만 부실한 특별법으로는 피해자들의 실태 파악, 실질적인 지원도 어렵다"라며 "또 2세 환우들은 피해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 이제는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24 합천 비핵·평화대회
 2024 합천 비핵·평화대회
ⓒ 합천평화의집

관련사진보기


#히로시마#원폭투하#비핵평화#합천평화의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