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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경남지부 청년위원회, 24일 경남도교육청 기자회견.
 전교조 경남지부 청년위원회, 24일 경남도교육청 기자회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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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교사(8호봉 기준)의 월급은 219만3500원. 한 달 22일 일일 근무 8시간 근무 기준으로 계산하면 신규교사의 시급은 최저임금보다 약 754원 더 많은 수준이다. (중략) 낮은 임금 수준과 주거비 부담은 저연차(청년)교사의 생활을 어렵게 한다. 저연차교사의 정근수당을 인상하여 생활안정을 도와야 한다."

저연차 청년교사들이 임금이 낮다며 한 호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노경석)는 24일 오후 경남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청년교사 임금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지난 6월 13~27일 사이 근무 10년 이하 교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고, 510명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나이는 30세 이하가 51.2%, 31~35세가 36.1%, 36~40세가 10.6%, 41세 이상이 2.2%를 차지했다.

임금수준 인식에 대해 '높은 편'은 0.6%(3명), '보통 수준'은 17.5%, '낮은 편'은 81.4%였다(기타 0.6%). 주거형태는 1인가구의 경우 월세 34.9%, 전세 16.1%, 자가 3.1%, 관사 1.4%, 공공임대주택 0.6%였고 원가족‧배우자와 함께 거주는 42.9%였다(기타 1.0%).

월 주거비용 부담은 0~30만 원이 29.8%, 31만~50만 원이 40.2%, 51만~70만 원이 19.0%, 71만 원 이상이 11.0%였다.

전교조는 "경남은 넓은 지역이고 교사는 신규발령을 포함하여 지역 이동을 계속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때마다 발령사항에 따라 주택을 임대하는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목돈이 없는 저연차 교사들의 경우 주거비는 더욱 심각한 부담이다. 응답자의 70.2%가 월 31만 원 이상의 월세 등 주거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세로 살고 있는 저연차교사의 부담은 특히 심각했다. 주거형태에 대해 '1인 가구 월세'로 매달 월세를 내는 저연차교사들 중 90%가 월 30만 원 이상의 주거비용을 감당하고 있었다"라며 "신규교사 임금의 거의 1/4에 해당하는 것으로 주거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을 확인하게 해주는 조사 결과"라고 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주거를 위한 보증금을 대출로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월세 부담을 줄이려면 보증금으로 큰 금액을 낼 수밖에 없기에 하는 선택이다. 그러나 대출 이자 부담도 적지 않다. 17.1%의 응답차가 10만~30만 원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고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마련을 위해 매달 50만 원 이상의 이자를 부담한다는 응답도 18.7%에 달했다"라고 부연했다.

교통비도 부담이다. 전교조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 주거비용은 줄어들지만 먼 곳에 부임하게 돼 교통비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응답자 중 학교까지의 이동시간이 편도 기준 30분 이상이라고 답한 경우(141명), 교통비 부담을 질문했다"면서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도 일부 있었지만, 30분 이상 이동하는 경우는 대부분 행정구역을 넘어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운전해서 이동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부담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소개했다.

응답한 교사들은 "교직 10년 차가 됐는데 아직까지도 부모님에게서 독립하기 어려운 소득이다" "긴급한 신규 발령, 주거 마련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개선했으면 좋겠다" "주거지 근처로 발령을 받지 못해, 먼 거리로 인한 차비 지원이 필요하다. 통행료와 주유비로 한달 평균 70만 원 이상 비용이 든다" "현재 교직원 공제회 등에서 받는 저금리 대출 등은 기간제 교사에게는 어려워 더욱 소외감이 든다"는 개별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과연 누가 아이를 낳고 키울 생각을 할까"

저연차 교사들은 여러 어려움을 털어놨다. 한 교사는 설문조사에서 "경남은 지역적 특성으로 주거를 한 곳으로 정하기 어렵고 계속 이동을 하거나 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자차로 멀리 출근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교통비를 아끼고 시간을 벌어보고자 시골에 위치한 근무지 근방으로 원룸을 얻어 생활을 했으나 젊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혼자이기에 범죄에 노출됐다"고 했다.

이어 "스토킹으로 1년 이상 고통받았고 경찰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안전을 위해 매일 고속도로를 1시간 이상 이용해 출퇴근을 해야 했다"라며 "과연 학생들에게 100%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션이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매일 퇴근길에 졸음운전을 해야 했다. 너무나도 피곤하니까"라며 "늘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말로만 듣고 '언젠간 교사가 행복해질 날이 오겠지' 기대를 가져왔으나 가장 기본적인 안전조차 지킬 수 없는 상황에 저 문장이 저를 우롱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다른 교사는 "타지역 출퇴근이 불가피하고, 매달 교통비만 30만~50만 원이 든다. 생활비에 대출이자에 교통비까지 두 식구도 빠듯하다"라며 "아이를 낳을 생각조차 사치라고 느끼는 지경이다. 이게 현재 30대들의 현실이고 상황이니, 과연 누가 아이를 낳고 키울 생각을 할까"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조은제 초등교사는 "교사로서, 노동자로서, 1인 가구로서 혹은 결혼이나 부모가 되길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청년교사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라며 "지난 6월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한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는 월 246만 원이다. 12호봉 이하의 저연차 교사들의 급여수준은 실태생계비보다도 적다"라고 했다.

그는 "보증금을 지원하는 정책도 또 있었으면 좋겠다. 전남교육청은 전세의 경우 3000만 원까지, 월세의 경우 1000만 원까지 무이자로 지원하고 있다"라며 "경남 청년교사도 무이자 보증금 지원 제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정말 간절히 원한다. 저연차 교사들의 주거 안정 보장을 해달라"라고 강조했다.

조 교사는 "생활안정은 모든 사람의 권리이자 자신의 직업과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기본적 조건이다. 저연차 교사들의 수당을 인상하고 주거지원대책을 마련해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전교조#청년교사#저연차교사#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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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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