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관련 한일 정부 협의를 보도하는 일본 NHK 뉴스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관련 한일 정부 협의를 보도하는 일본 NHK 뉴스
ⓒ NHK

관련사진보기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7일 일본이 신청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컨센서스(전원동의) 방식으로 결정했다.

사도광산은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의 사도가섬에 있는 금광이다. 16세기에 금맥이 발견된 일본 최대 규모의 금광이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1500여 명의 조선인이 끌려가 구리, 철 등의 전쟁 물자를 채굴하는 혹독한 강제노역에 시달린 곳이다.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 감추려던 일본

일본 정부는 지난 2018년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반발에 부딪혔다. 

조선인 강제노역은 일본의 여러 역사서에도 나와있다. 니가타현 당국이 1988년 발행한 '니가타현사'에는 일본이 노동력 조달하기 위해 조선인을 강제 연행했다는 사실이 분명히 기술되어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 연행 역사를 숨기려고 유산 대상 기간을 에도시대가 중심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하는 '꼼수'를 부렸다.

또한 일본어 유산 명칭도 '사도 광산'이 아닌 '사도섬의 금산(金山)'으로 불렀다. 사도광산의 금 채굴을 부각하며 태평양전쟁 때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이용된 사실을 가리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전체 역사를 현장 레벨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전략을 책정하고 시설과 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라고 권고하며 한국 정부의 요구를 반영했다. 

결국 일본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사도섬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사도광산의 조선인 노역에 대한 전시를 마련했다. 이는 28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한반도 출신을 포함한 노동자의 생활과 가혹한 노동 환경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료를 전시하기로 했다"라며 "약 1500명의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사도광산에서 일했고, 이들은 위험한 작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았던 것도 설명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일본 "한반도 출신 포함한 모든 노동자 추모"

일본이 이코모스의 권고를 받아들이면서 WHC 위원국인 한국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찬성했다. 

<아사히신문>은 "사도광산 문제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한국의 윤석열 정부로서도 쉽게 양보할 수 없는 현안"이라며 "일본이 사도광산에서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일한 역사를 현장에서 전시키로 하면서 한국 정부와 합의를 이뤘다"라고 전했다. 

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세계유산위원회의 모든 결정과 이와 관련된 일본의 약속을 명심하겠다"라며 "특히 한반도 출신 노동자를 포함한 사도광산의 모든 노동자들을 진심으로 추모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도광산에 대한 한일 간 의견 차이를 원만히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일본은 이미 모든 노동자와 그들의 고된 작업 조건 및 고통을 설명하는 새로운 전시 및 해설 자료 등 관련 시설을 현장에 설치했다"라고 설명했다.

#유네스코#사도광산#일제강제동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