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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집 <글의 정원에서> 책 표지
에세이집 <글의 정원에서> 책 표지 ⓒ 오동희
 
인천시교육청북구도서관에서 지난 6월 27일 에세이집 '글의 정원에서'를 발간하였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시민저자학교" 제1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천시민 11명이 쓴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나 또한 이 도서관 시민저자학교 1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에세이를 쓰고 책이 발간되는 경험을 했다.

'시민저자학교'는 글쓰기 활동과 책 출판지원을 통하여 시민작가를 양성하기 위한 인천시교육청의 사업이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상 에세이 쓰기"라는 주제로 2월 22일 첫 모임을 시작하여 4월 4일까지 7주 동안 매주 목요일에 두 시간씩 진행하였다.

봄날의 살구꽃 향기가 묻어날 것 같은 화사한 표지에는 시민저자 11명의 이름이 가지런하다. 저자 중에는 이미 글을 쓰는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이었다.

서툴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과 일상의 생활을 표현하였다. 시민저자학교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책이 발간될 때까지 수고한 인천시북구도서관의 지원이 좋은 결실로 맺어진 것이다.

지도강사로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김도현 작가는 "지피식물 백리향은 그 향이 100리 까지 번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1인은 용기를 내어 본인들의 마음을 글로 옮겼다. 백리향의 꽃말인 용기로 '글의 정원'에 그 꽃을 심은 것이다. 이들의 글 향이 널리 퍼지길 마음으로 응원한다"며 책을 추천했다.

아직은 설익었지만, 삶의 지혜가 담긴 글들 

이 책의 저자들은 아직 초보자이다. 7주 만에 글의 기법과 솜씨가 괄목할만하게 성장할 수는 없다. 세련되지 않다. 기교도 없다. 설익은 풋내가 난다고도 할 수 있는 글이다.

그렇지만 진솔하다. 50대부터 70대까지의 저자들이 일상의 삶에서 체득한 경험이 문장 속에 삭혀 있다. 연륜에서 오는 지혜는 말과 글의 세련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녹아있는 고백과 이야기에서 나온다.

인생의 노을이 지는 풍경을 조곤조곤 속삭이듯 적은 글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의 글을 따라가면 산을 내려올 때의 풍경을 관조하듯 볼 수 있다. 숨 가쁘지 않은, 경쟁이 없는, 자극적이지 않는 글에서 인생의 깊은 향을 음미할 수 있다.
 
"가장 맛있는 밥을 짓고 싶은 나의 계산이 맞지 않아도 밥을 지으며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 본문 중에서

이 글의 작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 모습을 '밥'이라고 말한다. 생존을 위해 노동하며 부대끼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삶의 자리에서 버티는 우리가 사람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한 끼의 밥을 짓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맺는다.
 
"나도 사람들에게 매실처럼 과연 이로운 사람이었을까?"

작가는 우연히 매실농사를 짓게 되었다. 하지만 매실나무가 커가고 참새가 둥지를 트며 매실을 나누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나눌 수 있는 삶에 감사하게 된다. 건강이 좋지 않아 10년을 키운 매실나무를 팔면서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은 행복을 준 나무를 통해 작가 자신을 돌아본다.

이제는 저자들의 계속적인 정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글을 좋아한다는 것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글에 대한 열정에서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시민저자라는 이름에 맞게 문학적 성취를 높여야 한다.

도서관 역시 시민저자들을 위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11명의 시민저자를 배출하고 책을 발간하는 좋은 결과가 있었다. 그것으로 만족하고 멈추어서는 안 된다. 계속하여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작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의와 책 발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시민저자는 일회성 모임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과정의 결실이라고 본다.

글과 함께하는 긴 여정을 시작한 작가들의 이름을 또박또박 눈에 새겼다. 문학적으로 성장한 작가들의 미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시민저자#인천시교육청북구도서관#에세이#수필#시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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