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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은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있다. 왼쪽은 이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
 조성은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있다. 왼쪽은 이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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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시간) 2시간이면 후보자별로 1분 30초도 쓰지 못할 시간입니다."
"회사에서 인턴 하나를 뽑아도 서류 전형에 면접까지 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아래 방통위)가 지난 1일 불과 2시간 회의 끝에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아래 방문진) 이사 선임을 의결한 것을 두고, 야당은 "인턴도 이렇게 안 뽑는다"면서 총공세를 펼쳤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선임 절차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질의 중단까지 선언했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아래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인 체제에서 취임 당일인 1일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한 것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방통위 전체회의 당시, 사전 선별 작업 없이 자진사퇴자 2명을 제외한 이사 지원자 83명이 모두 최종 후보자로 올라왔고, 두 위원은 단 2시간 만에 방문진 이사 6명, KBS 이사 7명 선임을 의결했다.

이날 전체회의장에는 당사자인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각각 지병과 업무 일정을 핑계로 나타나지 않아, 대신 방통위 직원들이 야당의 질문 포화를 감당해야 했다. 

황정아 "후보자 한 명 심사에 1분 30초꼴"... 박민규 "인턴도 이렇게 안 뽑아"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3명의 이사 후보자들을 도대체 어떻게 심사한 건가? 2시간이면 각 후보자별 1분 30초도 쓰지 못할 시간"이라고 묻자, 김영관 방통위 기획조정관은 "두 분이 하는 일이라서 제가 답변하기가 좀 그렇다"고 답했다.

황 의원이 "이사 지원자들에 대해서 사무처 차원의 사전 검토가 있었나"라고 묻자,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은 "결격 사유 조회 말고는 달리 한 게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 측은 이사 지원자들에 대한 정보가 담긴 서류도 두 위원에게 취임 당일 오전에 전달했다고 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이 "두 분이 심사하면서 지원서도 꼼꼼히 보고 지원자에 대한 혐의도 여러 가지 보면서 최적의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했다고 보나"라고 묻자, 조성은 사무처장은 "회의 시간은 2시간이지만 (취임 당일 오전) 10시경에 아마 자료를... (보고 검토할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임명되자마자 점심도 안 먹고 7시간을 봤다고 치자, 회사에서 인턴 하나 뽑아도 서류 전형, 면접까지 다 보면서 시간을 갖고 임명한다"면서 "정말 중요한 공영방송 이사를 불과 7시간, 기본적인 지원 서류만 봐도 A4 용지 33매, 83명을 대충 곱해도 400만 자(를 봐야 한다). 문제 제기 안 하셨나"라고 물었다. 조 사무처장은 "특별히 문제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자 압축 과정 이해 안 가", 김현 "상상도 안 되는 투표 방식"
 
이진숙 방통위원장, 과방위 현안질의 불출석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불출석해 자리가 비어 있다. 오른쪽부터 김영관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조정관, 조성은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 이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
▲ 이진숙 방통위원장, 과방위 현안질의 불출석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불출석해 자리가 비어 있다. 오른쪽부터 김영관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조정관, 조성은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 이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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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후보자 압축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라고 물었고, 김영관 기획조정관은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했다. 김 조정관은 "방문진의 경우에 9명을 선임해야 되니까, 두 분(이진숙, 김태규)이 9명씩 투표를 해서 투표를 받으면 선임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각 위원이 후보자 중 9명에 대한 투표를 하고, 두 명이 일치하는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재차 "두 분이 각각 9명씩 골랐다는 얘기잖나. 그러면 그 9명이 일치했나? 아니면 불일치가 있었나"라고 물었고, 김 조정관은 "일치하는 경우도 있고 불일치하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기업에서 이런 식으로 사람을 뽑는 경우가 있을까, 저는 공천(심사)도 해보고 미스코리아 심사도 다 해봤는데 이건 처음이다, 압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됐나"라고 하자, 김 조정관은 "두 분이 공통적으로 투표를(공동 득표) 하신 분들 나올 때까지 계속한 것"이라고 했다.

김 조정관의 이어진 답변을 정리하면, 이같은 투표가 6명 이사 지원자를 뽑을 때까지 계속됐고, 그 과정에서 2명 위원간 별다른 의견 개진도 없었다. 

이준석 의원은 "지금 이해가 안 가서, 추가 질의를 할 수가 없다, 위원장 등 아시는 분 설명해달라"며 질의를 중단했다.

방통위 상임위원을 지낸 김현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통상) 지원자 중 결격사유 유무 등을 따져서, 3배수, 2배수 등으로 추리고, 면접을 보겠다고 1차 의결을 거친다, (면접에서) 위원 5명 중 4명 추천을 받으면 그 사람은 1순위가 되는 것이고, 간담회를 통해서 최종 배수를 확정한다"며 통상적인 이사 선정 절차를 설명한 뒤, "그런데 (중도 사퇴자를 제외한 지원자 전원을 놓고) 투표를 했다, 상상도 안 되는 투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의원은 "후보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의견 조정 없이 다시 투표해서 거르려면 (경우의 수를 따지면) 몇백만 번 투표해야 한다"면서 "이견이 조정되는 시스템이 존재하느냐를, 저는 이 체제 위법성의 핵심으로 본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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