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이 6일 대형 스포츠다목적차량(SUV) 신형 '투아렉'을 공개했다. 2년여 만에 한국시장에 새차를 내놓은 것. 투아렉은 지난 2002년 1세대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0만 대 넘게 팔린 차다. 또 폭스바겐 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아우디 Q7, 포르쉐 카이엔, 벤틀리 벤테이가 등 대형 SUV들과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들여오는 신형 투아렉은 지난 2020년 3세대 모델의 부분변경차다. 3.0리터의 6기통 디젤엔진이 들어갔다.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투아렉이 나와있지만, 국내선 디젤만 판매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와 함께 국내서도 디젤 차량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폭스바겐코리아는 신형 대형 SUV를 디젤 단일모델로만 구성한 것.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 나선 틸 셰어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에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국내 시장에 디젤 모델만 들여온 이유가 무엇인가', '향후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모델도 들여오는가' 등 이었다.
1억 넘는 신형 SUV '투아렉' 디젤만 수입... 가솔린-하이브리드 모델 계획 없어
이에 틸 셰어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SUV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면서 "투아렉을 들여오기 전에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시장 분석을 진행했으며, 디젤 모델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로선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투아렉 모델을 들여올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신형 투아렉을 소개하면서, "2002년 첫선을 보인 후, 프리미엄 SUV로서 독일 엔지니어링의 정점을 찍은 자동차"라며 "폭스바겐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총망라하는 최고의 자동차"라고 말했다. 틸 셰어 사장은 또 '혁신'과 '진보'라는 단어를 써 가며, "(투아렉은) 폭스바겐의 가장 진보된 SUV이며, 혁신적인 모델"이라며 "보잉 747 여객기를 끌고 갈 수 있는 강인함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신형 투아렉은 틸 셰어 사장 말대로 대형 SUV의 강인함을 그대로 살리면서, 좀더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편의, 안전 사양을 대거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차량 앞쪽과 뒤, 실내 등에 설치된 다양한 LED 라이트가 눈에 띈다. 자동차의 눈으로 상징되는 전면 헤드라이트는 세 개의 눈을 연상케하는 디자인으로, 'IQ.라이트 HD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폭스바겐 최초라고 회사쪽은 설명했다.
좌우 3만 8432개의 마이크로 LED 소자가 들어가 있다. 각 소자가 개별작동하면서 주행 속도, 내비게이션, GPS, 카메라 등의 정보를 종합해 주행 상황에 최적화된 빛을 만들어낸다. 상대방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조명을 비추고, 노면에 주행 차로를 투사하는 '레인 라이트' 기능을 지원한다. 야간에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 747 이끌던 '투아렉'… 확 바뀐 디자인과 안전편의 사양 보강
전반적인 외관 디자인은 강인함이 돋보이도록 했고, 앞쪽과 뒤쪽의 수평으로 연결되는 LED 라인과 6개의 L자형 LED를 결합한 디자인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실내는 12인치 디지털 콕핏과 15인치 MIB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적용됐고, '이노비전 콕핏'은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직관적이고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회사쪽은 소개했다.
이밖에 폭스바겐의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가 기본으로 들어갔다.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정면 및 측면 경고 등의 기능을 포함한다.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는 교차로 운전 시 전방 사각의 위험을 경고하고, 긴급상황에선 스스로 멈춰설 수도 있다.
'소프트 도어 클로징'은 적은 힘으로 차 문을 여닫을 수 있고, 사운드 시스템은 덴마크 프리미엄 오디오 '다인오디오 컨시퀀스'가 적용됐다.
또 엔진은 폭스바겐 EA897 에보3 V6 3.0ℓ TDI 디젤이다.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f·m로서 성능은 좋다. 배출가스 내 유해물질을 줄이기 위해 '트윈도징 테크놀로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 디젤차 주행중에 나오는 질소산화물(NOx)를 질소와 물로 분해·환원하는 선택적 촉매 환원 장치(SCR)를 두 개 장착했다. 회사쪽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주행 모드에 따라 차체 높이를 맞춰주는 '에어 서스펜션'도 들어가 있다.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과 구동 장치와 조합한 '루프 로드 센서' 등도 새롭게 적용됐다.
차값은 프레스티지 1억 99만 원, R-라인 1억 699만 원이다. 수입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최근에 나온 신차들과 비교해보면 비슷한 가격대다. 하지만 대부분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모델로서 경제성이나 연료효율면에서도 뛰어나다. 대신 투아렉은 디젤의 강력한 성능으로 '정통 SUV'를 표방하고 있다.
과연 국내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올해 말이면 투아렉의 성적표를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