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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2년 열린 3회 영호남민족예술대동제의 모습.
 지난 2022년 열린 3회 영호남민족예술대동제의 모습.
ⓒ 부산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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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민족예술대동제가 내달 부산에서 열린다. 갈등을 넘어 화합으로 나아가는 영호남 예술인들의 교류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는 별도의 개막식이나 사회자 없이 진행되는 게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출연자가 자연스럽게 하나둘씩 무대에 등장하며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옴니버스식으로 공연을 선보인다.

예술인들의 목소리 "뒤돌아 가선 살 수 없다"

영호남민족예술대동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9월 1일 오후 2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본공연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조직위가 준비한 무대 이름은 '길의 노래', 주제는 '뒤돌아볼 수는 있지만, 뒤돌아가서는 살 수 없는 것이 삶이다'라는 내용이다.

대동제의 역사는 20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남과 호남의 예술인들이 만나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민족예술이 지난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이 자리는 20여 년 전인 2003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2008년부터 행사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다 2020년 부산과 경남, 광주와 전남의 민예총이 뭉치면서 새로운 시작을 담아 다시 1회 행사에 나섰다.

조직위는 하나의 종합예술처럼 행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연정 조직위 사무국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해에는 여는 공연과 개막선언, 개회사, 축하공연이 별도로 있었으나 이번엔 모든 공연이 본 공연 '길의 노래'로 합쳐졌다"라고 설명했다.

 영호남민족예술대동제 조직위원회가 9월 1일 열리는 '길의 노래' 공연을 앞두고 프로그램북을 발송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영호남민족예술대동제 조직위원회가 9월 1일 열리는 '길의 노래' 공연을 앞두고 프로그램북을 발송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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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연극을, 합창단은 노래로 공간을 채우고, 진도씻김굿까지 등장하고, 힙합이나 춤도 이어지는 등 다양한 공연이 무대를 꾸민다. 이연정 사무국장은 "주제와 연동한 시간순 파노라마, 옴니버스로 보면 될 것 같다. 140여 명이 등장하는 무대도 있다"라고 특징을 말했다.

공연 중간 광주와 부산이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고 김민기 학전 대표의 '아침이슬'도 관객들의 시선을 잡는다. 두 지역의 민예총 음악위원회(준)와 부산지역 노래패가 함께 준비한 이 시간은 역사성을 담았다. 춤 등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면서 영호남이 노래로 화합한다.

이 국장은 "지난해에는 3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올해는 30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이런 형식의 (대규모) 야외 공연이 드물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술성을 자신했다. 그러면서 "영호남이란 이름이 붙어있지만, 앞으로 전국의 예술인이 길의 노래로 공연하는 '확장'을 꿈꾸고 있다"라고 추가적인 바람까지 전했다.

부산시가 후원에 이름을 올린 행사여서 박형준 부산시장도 지난해에 이어 축사를 보냈다. 박 시장은 "민족예술의 풍부한 유산을 기리고 현대적인 시각을 통해 영호남의 상생, 화합을 이루고자 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길의 노래'를 평가했다. 그는 "(이 같은) 예술적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하나의 민족으로서 자부심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광주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가의 길을 부각했다. 정찬일 광주민예총 이사장은 "억압을 뿌리치고 예술의 실천방향으로 시민과 함께하고자 한다"라며 "어렵고 힘들고 불확실한 미지의 길이지만, 이런 길의 동행에 시민들이 같이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영호남민족예술대동제#영남#호남#부산#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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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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