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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기자말]

 
 별내역에서 서울을 잇는 별내선이 10일부터 개통한다. 사진은 8호선 별내역 출구.
 별내역에서 서울을 잇는 별내선이 10일부터 개통한다. 사진은 8호선 별내역 출구.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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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건너는 열 번째 지하철이 생긴다. 10일부터 서울 지하철 8호선의 구리·남양주 방향 연장선인 별내선이 개통한다.

별내역을 출발해 다산·동구릉·구리·장자호수공원·암사역사공원 등 6개 역 12.5km가 새로 생겨나며, 암사역에서는 기존 8호선 노선과 합쳐진다. 별내선은 2002년 처음 제안된 후 추진 과정을 거쳐 2015년 첫 삽을 떴다. 최초 제안 이후 22년, 기공 이후 9년 만에 개통했다.

별내선의 전망은 밝다. 별내선이 지나가는 길은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의 별내IC-강동IC 구간, 나아가 성남IC까지의 구간과 병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습 정체로 악명이 높은 고속도로 대신, 별내선 개통으로 구리, 남양주 일대에서 서울 동부권과 성남 방향으로 정시에 갈 수 있게 됐다.

버스는 물론 자동차보다 빠른, '정시성 높은' 출근길 열려
 
 별내선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이 타고 내릴 것으로 예측되는 다산역의 맞이방 모습.
 별내선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이 타고 내릴 것으로 예측되는 다산역의 맞이방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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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역 앞에서 긴 행렬을 만들어내곤 하는 버스 대기 줄. 그중 대부분은 구리·남양주로 간다. 별내선 개통 이전에는 잠실이나 강남을 잇는 광역급행버스(M버스)나 광역버스에 출퇴근길을 의존해야 했던 시민들이었기에, 이번 별내선 개통은 의미가 크다.

특히 이들 버스가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잠실대교와 강변북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는 매일 '57분 교통정보'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곤 하는 상습 정체 지역. 눈과 비가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악화하거나, 사고라도 났다 하면 도로 위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때도 많았다.

그렇기에 자동차나 버스를 이용한다면 별내에서 잠실까지는 짧게는 40분, 많게는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별내선을 이용하면 별내역에서 잠실역까지 27분, 구리역에서 잠실역은 19분이면 갈 수 있다. 지하철의 가장 큰 장점은 정시성인데, 심지어 기존 소요 시간보다 짧게 서로를 연결하니 일석이조의 효과다.

가장 좋은 점은 짧은 배차 간격이다. 별내선의 배차 간격은 기존 8호선 전철과 동일하다. 출퇴근 시간에는 4분 30초가량, 보통 시간대에는 8분에서 9분에 한 대씩 열차가 다닌다. 가장 바쁜 시간대에는 열차를 한 대 놓치더라도 길어야 5분이면 다음 열차가 오는 셈.

구리·남양주 일대에 개통한 기존 광역 전철이 넓은 배차 간격에 지역 주민들의 수요처로 연계하지 못하는 탓에 외면받거나(경춘선), 15분 간격의 들쭉날쭉한 배차 간격에 지연 역시 잦아(경의중앙선) 8호선은 더욱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춘선·경의중앙선 연계 눈길... 4호선 진접선 연계 불발 아쉬워
 
 별내역에서는 경춘선과의 환승도 가능하다. 구리역에서도 경의중앙선과 환승이 가능한데, 4호선 진접선과의 연계는 아직까지 어려운 점이 아쉽다.
 별내역에서는 경춘선과의 환승도 가능하다. 구리역에서도 경의중앙선과 환승이 가능한데, 4호선 진접선과의 연계는 아직까지 어려운 점이 아쉽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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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선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별내신도시·다산신도시, 구리시 주민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별내역에서는 경춘선 광역전철과, 구리역에서는 경의중앙선과 환승이 된다. 춘천·가평·양평 등 지역에서도 8호선을 환승하면 잠실·강남·분당으로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셈.

특히 강남 출퇴근에 고통을 겪고 있던 남양주시 일대에서도 편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춘선이 이미 운행되고 있는 평내동·호평동과 화도읍(마석), 경의중앙선이 운행되고 있는 도농역·덕소역 일대에서도 8호선 환승으로 편리하게 목적지로 향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 2022년 개통한 4호선 진접연장선이 운행하는 별내별가람역까지의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별내역과 별내별가람역을 잇는 3.2km 구간은 초기 계획에는 포함되었지만, 이후 별도 계획으로 갈라져 나왔으나 올해 진행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재수'에 나선 상황이다.

진접지구·오남지구 등에서 4호선을 탑승한 뒤, 별내별가람역에서 8호선을 환승할 수 있었다면 이들 지역에서도 8호선 별내선 개통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었을 터. 남양주시에서는 별내역과 별내별가람역을 잇는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한편, 예비타당성 조사를 검토한 후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간편하고 빠른 동선... 혼잡·인파 대책 딛고 '성공가도' 걷길
 
 국내 최장길이인 65m의 길이를 가진 별내선 구리역 에스컬레이터. 이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지하 40m에 위치한 별내선 구리역 승강장까지 2분 50초면 갈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최장길이인 65m의 길이를 가진 별내선 구리역 에스컬레이터. 이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지하 40m에 위치한 별내선 구리역 승강장까지 2분 50초면 갈 수 있게 되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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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개통하는 별내선을 타 보면 승강장에서 출구까지 에스컬레이터 두 번이면 갈 수 있다는 점에 놀랄 테다. 한강, 왕숙천 등을 하저터널로 통과하는 탓에 역의 깊이가 비교적 깊지만, 승하차나 층간 이동을 위한 동선을 훌륭하게 짠 덕분에 출구에서 승강장까지 가는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구리역이다. 8호선 구리역은 지하 시설물과의 근접을 피하고, 한강 하저터널을 원활히 건너기 위해 지하 40m 지점에 승강장이 들어섰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긴 길이의 65m 규모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지상 역사에서 승강장까지 2분 40초가량이면 내려갈 수 있다.

이렇듯 벌써 별내선에 거는 기대가 큰 데다, 역 내부 동선이 간단한 만큼 개통 이전부터 벌써 혼잡 대책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구리역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긴 길이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만큼 안전요원 등을 배치해 인파 관리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도 8호선 혼잡도가 최대 170%에서 180%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 만큼 평일 출근시간대 임시열차를 투입하고, 예비열차를 비상 대기하게 하는 등 개통 준비에 만전을 다하는 상황.

이렇듯 오랜 기다림 끝에 개통하는 만큼 시끌벅적한 개통 분위기를 맞고 있는 별내선. 별내선은 10일 오전 5시 28분, 암사역에서 별내역으로 향하는 첫 열차가 선로 위를 밟으면서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한다. 별내선 역시 최근 개통한 진접선·서해선이 그랬듯 지역의 교통 편의를 높이는 안전한 시민의 발로 거듭나길 바란다.

#별내선#개통#구리역#8호선#광역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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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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