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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7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에서 시민들이 모자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4.7.30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7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에서 시민들이 모자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4.7.3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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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로 장마가 끝나면서 낮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르고 밤에도 열대야로 인해 밤잠 설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덥지 않은 곳으로 잘 알려진 강원도 태백 같은 경우 올여름 무더위로 가정마다 에어컨 설치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언제까지 이 무더위가 지속될지 들어보고자 지난 9일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과 연화 연결했다. 다음은 공 분석관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더운 공기에 갇혀있는 한국... 광복절 이후에도 폭염 예상"

- 최근 기온이 40도 가까이 가면서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데 현재 날씨 어떻게 분석하고 계세요?

"장마철이 끝나고 한반도 상공에 2개의 주요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먼저 티베트 고기압이죠. 티베트 고기압은 티베트 고산지대에 자리 잡고 거기서 열의 가열로 형성된 아주 강한 고기압인데요. 겨울철에는 거기 눈이 쌓여 있어요. 하지만 봄철 되어 눈이 녹으면 고지대가 한 3~5km 정도 되는데 그 지대가 우리 지표처럼 아무것 없는 지표가 돼버리거든요. 거기에 강한 햇볕이 가열되다 보니 공기는 데워지죠.

5km 상공에 가면 기온이 떨어지잖아요. 근데 거기는 땅이다 보니 햇볕에 의해서 강하게 데워지고 따뜻하게 데워진 공기가 상공으로 올라가면서 티베트 고기압이라는 걸 만들게 되는 거죠. 점차 데워진 공기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를 덮게 되는 거죠. 이 고기압은 대체로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를 가지고 있게 되는 거고요.

또 하나 북태평양 고기압은 많이 들어보셨을 건데 이건 태평양에서 확장해 우리나라 쪽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바다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덥고 습한 공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요. 이 두 고기압이 현재 한반도 상공을 덮고 있어서 우리가 있는 대기층이 따뜻한 뚜껑으로 덮인 것처럼 안정된 상태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공기가 위아래로 잘 섞이지 않고 움직이지 않다 보니까 데워진 열이 갇혀 있게 되면서 계속 쌓이게 되는 거죠. 그래서 낮 동안 받은 열이 밤에 식어야 되는데 식지 않고 있다 보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무더위가 지속이 되는 거고요.

또한 지상 부근에서는 서해상에서 지금 해수면 온도가 28도 내외로 매우 덥거든요. 거기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계속 유입되고 있어요. 그래서 바다에서 올라오는 이 공기가 지상의 햇볕으로 가열된 축적된 열과 결합하고 습도까지 높아지게 되면서 우리가 느끼는 체감 온도도 함께 올라가 실제 온도보다도 더 덥게 느껴지게 되는 거죠."

- 밤에도 열대야가 계속되는 현상은 왜 그런 걸까요?

"올해의 특성이 열대야가 길게 나타나는 것이에요. 말씀드린 기압계 원인으로 폭염이 나타나고 또 폭염이 햇볕에 의해 낮에는 덥지만 밤에는 햇볕이 없으니 식어야 되는데 서해상에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계속 유입돼요. 습기가 높다 보니까 밤에 기온이 덜 떨어지는 효과가 있어요. 맑고 건조한 날씨에 기온이 확 떨어지는 걸 복사 냉각이라고 말하잖아요. 낮 동안 햇빛에 의해 뜨거워진 공기가 밤이 되면 식어야 되는데, 수증기를 많이 머금고 있다 보니 열기를 붙잡아두어 밤이 되어도 기온이 잘 안 떨어지게 되는 거죠.

수증기가 많아진 원인은 일단 서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높은 게 하나의 배경이 될 수 있고 서풍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서쪽에 위치하면서 시계 방향으로 기류가 들어오면서 서풍 계열의 바람이 서해상에서 습기를 우리나라 쪽으로 계속 공급해 주게 된 거죠. 그러면서 밤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길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죠."

- 대구가 더운 걸로 유명한데, 올해는 경기도가 더 더운 것 같아요.

"대구가 일반적으로 분지라서 여름철에 많이 덥죠. 그런데 경기 여주, 이천 쪽이 분지이거든요. 그런 지형적 효과도 있지만 또 8월 3일에서 5일까지 경기 남동부 내륙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39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이어졌었거든요. 우리나라 상공에 아까도 말씀드린 더운 고기압이 덮여 있는 가운데 낮 동안에 강한 햇볕, 그리고 지상 부근의 고기압이 동해상 쪽에 위치했었어요. 거기서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좀 더 더워진 공기들이 이 분지 지역인 경기 남동 내륙으로 모이게 됐고요.

그러면서 특히 8월 4일 같은 경우 그 효과가 강해지면서 일단 더워질 수 있는 기압계, 그리고 바람에 의한 기온 상승, 그리고 분지 지역으로 지형 쪽으로 더운 공기가 모일 수 있는 효과까지 합쳐서 여주에서 40도를 기록하게 됐죠. 이렇게 여름철에 기압계나 변화나 지형 바람의 방향 등에 따라서 최고 기온이 높아지는 지역이 조금씩은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 예전에도 40도를 기록한 적이 있었나요?

"2018년 8월 초에 강원도 영서 쪽에서도 40도를 기록한 적이 있었습니다."

- 지역에 따라 소나기가 오는 것 같던데 더위를 식혀줄 수 있을까요?

"소나기가 내리면 공기 중에 수분이 많아져서 습도가 높아집니다. 소나기 같은 경우 한반도 전체에 내리는 게 아니라 곳곳에 내리잖아요. 산발적으로 다 내리니까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은 습도가 높아지고 그러면 우리 몸에서 땀이 증발하지 않거든요. 땀이 증발하고 몸에 열을 식히면서 더위를 덜 느끼게 하는 건데 땀이 식지 않으면 열도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다 보니 실제 온도보다 더 덥게 느껴지는 거죠."

- 요즘에는 도깨비 폭우라고 해서 같은 서울이라도 강남에는 내리고, 마포에는 내리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죠. 소나기는 비가 전체적으로 오는 게 아니라 불안정이 큰데 그 지역에서 그걸 터뜨려주는 거죠. 우리가 프라이팬에서 팝콘 같은 걸 튀길 때 어느 팝콘이 먼저 튈지 모르는 것처럼 햇볕이 다 같이 데우지만 지형이나 바람에 따라서 어떤 데는 덜 데워지면서 차이가 생기는 거죠."

- 이 더위는 언제까지 갈까요?

"이번 주말에도 계속될 것 같고 다음 주에도 태풍이 일본 해상 쪽으로 지나가면서 우리나라 쪽에서 동풍류로 바뀌게 되면 동해안 쪽은 조금 기온이 떨어지지만, 서쪽은 계속 폭염이 유지되는 형태가 됩니다. 그리고 한 15일경이 되면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 주변 기압계가 다시 재정비 되면 그때 가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낮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계절적 영향은 있지만 기압계적으로 아직 폭염을 해소할 만한 요소는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15일 이후에도 강도가 조금 변할 수는 있지만 현재 폭염이 유지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 이 더위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현명할까요?

"실제로 저희는 외출 삼가하고 시원한 실내에 있는 걸 권장해 드리는데요. 또 야외 작업 하시는 분들은 작업을 하셔야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저희가 과거에 저희 장비로 건설 현장이나 도로, 농지 현장에서 비교 관측 해봤을 때 1~2도 정도 높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우리 생활하는 데가 더 더울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기상청에서 알려주는 온도보다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생활하시거나 작업하시는 공간에서 좀 더 주의를 해 주셔야 됩니다. 물도 많이 마시고, 충분히 휴식 취하셔야 합니다. 아주 더운 낮시간대에는 야외 작업을 조금 자제해주셔야 더위에 의한 건강상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장마철에 비도 많이 왔었고 끝나자마자 무더위가 길게 이어지다 보니까 국민 여러분이 날씨에 대한 피로감이 크실 것 같습니다. 저희도 날씨 정보를 잘 전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는데요. 시원한 데 휴가도 가셔서 더위 잘 넘기셔야 될 것 같고요. 무엇보다 건강 관리 잘하셔서 피해 입지 않도록 하세요. 온열 환자들이 요즘에 많이 증가한다는 뉴스 많이 봤는데 당분간 무더위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기상정보 많이 활용하시면서 더위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경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
ⓒ 공상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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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민#날씨#폭염#열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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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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