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찾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은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가져보는 것이다. 주간함양은 관내 체육 및 취미 활동 그룹을 방문하여 종목별 특색 있는 활동을 군민들에게 소개함으로써 건전한 여가생활을 독려하고자 한다. [기자말] |
2024년 파리 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리면서 여러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이 국민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국민 삐약이'이라 불리는 신유빈 선수를 비롯한 탁구 선수들은 세계 무대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관내 탁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함양 탁구협회를 찾아가 보았다.
8월 13일 오후 8시 함양읍 고운체육관 일원에 있는 탁구 연습장을 방문했다. 체육관 내부에는 동호인들의 활기가 가득했다. 회원들은 짝을 이뤄 탁구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땀방울과 함께 미소가 번져 있었다. 마치 이곳은 운동하는 장소가 아닌 회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또 에너지를 새롭게 충전하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라켓을 올렸다, 내렸다. 공을 주고받고 있는 회원들은 바로 옆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음에도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뒤늦게 알아차린 회원은 "어디에서 나오셨어요. KBS인가요"라며 질문했고, 다른 회원은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워했다.
동호인 A씨는 "저녁에 탁구를 치고 나면 하루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라며 동호회 활동 의미를 전달했다.
회원들의 경기를 눈으로만 구경할 수 없다. 임락현 탁구 협회장과 함께 라켓을 손에 쥐고 경기에 참여했다. 탁구라고는 친구들과 몇 번 재미 삼아 해본 경험이 전부지만 뭔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상대로 지목된 사람은 이제 막 탁구를 시작한 1년이 조금 지난 동호인이다.
눈앞에서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작은 탁구공은 마치 놀리기라도 하는 듯 이리저리 튀었다. TV에서 볼 때는 그렇게 쉬워 보였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게 왜 이렇게 잘 안 맞아요?"라고 임 회장에게 질문하자 그는 "정확한 자세를 알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조금만 지도받으면 금방 좋아질 것"이라 말하며 지도자에게 안내했다.
지도자는 라켓을 쥐고 팔꿈치를 최대한 몸쪽으로 당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켓을 반대 어깨로 올리며 공을 가격하라고 짚었다. 잠깐이지만 교육을 받으니 어색하긴 해도 탁구공이 반대편으로 넘어간다. 이에 임 회장이 직접 시범을 보였다. "조금 어색한 느낌은 차츰 괜찮아질 것이다. 조금씩 연습하면 어느 순간 강, 약 힘 조절까지 가능하다"고 말하며 같은 자세에서 강 스매싱을 선보였다.
함양 탁구 동호회는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학생부터 은퇴한 어르신들까지 탁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새로운 인연을 동호회에서 만들고 있다. 특히나 올해 70세가 넘은 회원은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탁구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눈으로 따라가기 힘든 강스매싱부터, '저걸 어떻게 받아'라고 생각이 드는 공까지 완벽하게 수비했다.
임락한 탁구 협회장은 오랫동안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협회 역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초대 이영재 회장이 2005년 설립한 협회는 20여 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임 회장은 "시작은 몇 안 되는 친구들과 작은 체육관에서 탁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7개의 소규모 동아리가 있고 회원 수 또한 100여 명에 육박한다. 우리 협회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회원들의 열정과 꾸준함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탁구협회는 초보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프로그램도 기획해 탁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혼자서 서브 및 스매싱을 연습할 수 있는 탁구대도 마련되어 있고 전문 지도자가 1:1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과 남녀노소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탁구가 쉽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임 회장은 "탁구는 상체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다른 스포츠에 비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탁구는 하체 운동이며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가 오듯 흘린다. 또한 공의 타점과 힘 조절이 중요하며, 조금만 실수해도 공이 이탈한다. 생각보다 섬세한 운동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탁구 매력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탁구의 진정한 매력은 경기 중에 잡생각을 할 시간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다른 스포츠에서 경기를 진행하면 종종 머릿속에 고민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탁구는 매초가 치열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그런 여유가 없다. 그래서 탁구를 한 게임 끝나고 나면 하루 일과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회원들이 이야기한다."
협회는 탁구를 통해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군수배를 비롯한 협회장배 대회가 매년 열리고 있고 특히 12월이면 '탁구인의 밤'을 협회가 주최하여 함양 탁구인의 자긍심을 고취 시키고 있다.
함양 탁구 동호회는 단순히 탁구를 즐기는 모임을 넘어 에너지를 충전하는 공간으로 지역 사회에 깊이 기여하고 있다. 체육관을 떠나기 전, 나는 그들이 만들어 가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시, 한 번 깊이 느낄 수 있었고 동호회 활동을 참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 (곽영군)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