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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 경북도의 입장을 반박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 경북도의 입장을 반박하고 있다.
ⓒ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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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무산되자 대구에서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의 행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홍 시장은 경북도의회로 책임을 돌렸다.

대구참여연대는 28일 성명을 통해 "시·도민은 물론 시·도의회 논의도 없이 추진된 행정통합 무산은 예견된 일"이라며 "홍 시장은 공식 사과하고 시의회는 행정력 낭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작은 읍·면·동의 통합도 주민 의견 수렴과 숙의 공론화, 심층적인 연구와 대안 마련, 법·제도의 재·개정 등 오랜 시간에 걸친 합리적 절차와 통합적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무산된 일은 이미 예상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통합 추진 여부도, 내용도, 절차도, 완결 시점도 모두 시·도민의 의견 수렴도 없이 두 단체장 맘대로 결정하고 추진됐다"며 "특히 홍 시장은 합의 시한도 자기 맘대로 정해 놓고 상대를 탓하며 일방적으로 무산을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도민을 우민으로 여기는 제왕적 사고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행태"라며 "홍 시장의 시대착오적 독단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또 "대구시는 대구경북특별시에 대한 특별조치법으로 여러 가지 특별조치가 시행되면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된다고 현혹했다"면서 "그럼에도 거창하게 선동하다가 자기 맘대로 안 되자 일방적으로 무산을 선언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홍 시장을 향해 "시·도민을 우롱하고 갈등을 야기했으며 행정력을 낭비한 책임자가 마지막까지 무례했다"며 "즉각 시·도민에게 제대로,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시의회에도 "홍 시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대구참여연대는 "설령 홍준표식 행정통합이 된다고 해도 다른 지방도 똑같이 한다면 대구는 또다시 제3, 제4의 도시로 밀려나게 된다"며 "특정 지역에 대한 중앙의 지원과 특례를 읍소할 것이 아니라 중앙에 집중된 모든 자원과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참여연대.
 대구참여연대.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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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중지 모아 계속 논의해야"

지방분권운동본부 대구경북본부도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행정통합 합의 무산에 대해 "시·도민들과의 소통부재가 낳은 결과"라면서 두 지자체장을 비판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본부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28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홍 시장은 처음부터 대구시민들과 소통해서 논의가 진행된 것도 아니고 대구시 차원에서만 제안했다"며 "행정통합 논의가 무산된 것은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지금 당면한 지역소멸 문제라든지 청년 유출, 대학 위기 등에 따른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면적 분권자체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통합 논의는 중단이 아니라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각계의 시민들과 시도의회, 시·군·구의 집행부와 입법부가 다 같이 참여해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논의하고 우리 사회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지자체는 제안할 수는 있지만 일정을 정해서 하는 건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홍 시장은 무산을 선언할 게 아니라 좀 더 논의하고 지역사회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아니면 말고의 홍준표 행정"이라며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두 달짜리 이벤트였나"고 비판했다.

대구 민주당은 "임미애 의원실과 함께 행정의 효율성과 자치분권의 조화,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 주민의견 수렴 등의 통합에 대한 절차와 대안까지 마련했다"며 "이게 하다가 그만해도 되는 것인지, '싫으면 시집 가' 상황인지, 감정 싸움하다가 '나몰랑' 해도 되는 상황인지 황당하다"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꼼수 통합 추진에 대통령까지 불러 지지 발언하게 하고 행안부장관이랑 웃으면서 사진 찍고 두 단체장이 할 수 있는 이벤트는 다 하지 않았는가"라며 "두 달 재미 본 것인데 더 불안하다. 분명 홍 시장은 이번 것을 만회하려고 꼼수를 동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경북도의회가 동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산"

 이상민 행자부장관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4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통합의 기본 방향과 추진 일정을 논의했다.
 이상민 행자부장관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4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통합의 기본 방향과 추진 일정을 논의했다.
ⓒ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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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홍준표 시장은 28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무산된 것은 '경북도의회가 동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경북도의회에 책임을 돌렸다.

홍 시장은 "경북 집행부는 도의회와 마찰이 심해 도저히 도의회 동의가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통합의 첫 단계인 경북도의회 동의가 어렵다면 더 이상 통합 논의 진전은 앞으로 나갈 수가 없고 그것을 주민투표로 돌파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라고 짚었다.

이어 "대구시는 시의회 동의로 주민투표를 갈음하는데 경북은 주민투표로 통합을 추진한다면 도민 갈등만 더 부추길 위험이 있다"며 "경북도의회부터 설득하라. 도의회는 도민들의 의사를 대표하는 기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 전제조건으로 대구시와 통합 합의가 돼야 그것도 가능하다"면서 "도의회가 이견이 없을 때 다시 재론할 수 있지만 우리에겐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고 했다.

통합 논의의 졸속 추진 주장에 대해서는 "TK(대구경북) 통합은 3년 동안 논의돼왔던 것"이라며 "TK통합 지방행정개혁 논의가 이렇게 무산된 것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경북행정통합#홍준표#대구참여연대#지방분권운동본부#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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