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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이 2023년 한 해 동안 업무용 택시비로 5억 67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023년 한 해 동안 업무용 택시비로 5억 67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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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지난 한 해 동안 업무용 택시비로 5억 67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책정됐던 택시비 예산은 4억 5000만 원이었지만 부족해지자, 다른 예산 항목에서 1억 1000만 원을 끌어다 썼다.

국회에서 '택시비 과다 집행'을 문제 삼으며 사용내역을 요구했지만 감사원은 최초 직원들의 행선지 등 정보가 포함돼 있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결국 야당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고 일자를 포함한 일부 정보를 제출하기로 했다.

'택시비'로 1년 동안 5억 6700만원 쓴 감사원... "과하다" 지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감사원의) 업무용 택시비가 5억 6700만 원 사용됐다"라며 "감사원 전체 직원 1100여 명 중 실제 감사 업무를 하는 인원들이 1회 2만 원씩 택시를 탔다고 가정하면 연간 2만 8000여 회 탄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택시비 지출은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판단했지만 감사원에서는 (택시로 사용한) 총액만 법사위 예결 소위에 보고했을 뿐, 구체적 사항을 보고하지 않아 강력하게 사용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2023회계연도 감사원 소관 결산 검토보고'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한해 업무용 택시비 명목으로 5억 6700만 원을 집행했다. 당초 편성됐던 예산 4억 5000만 원보다 1억 1700만 원이 추가 집행된 건데, 이 중 1억 1000만원은 감사활동경비 내 국내 여비에서 '전용'하기도 했다. 당초 편성된 예산이 부족할 걸로 판단한 감사원은 복리후생비로 결정돼 있던 700만 원을 세목 조정으로 택시비로 돌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택시비 초과 집행의 이유로 '야근 업무 증가와 택시요금 인상'을 주장했다. 오후 11시까지 야근을 하다 퇴근한 직원들에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이다. 실제 감사원은 심야시간 귀가 지원에 2억 8300만 원을, 감사 활동에 2억 8400만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5억 원이 넘는 택시비는 과한 데다, 사용 내역 증빙도 되지 않고 있어 감사원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밤 11시 이후에 합법적으로 사용한 거라면 누가 뭐라고 하겠냐"라면서도 "그 금액이 5억 6700만 원이라는 게 믿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원 직원들이 밤 11시 이후에 수억 원의 택시비를 사용했으면 당연히 초과 근무수당도 함께 발생했을 것"이라며 "이 내역이 확인되면 이의 제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택시비 사용 내역에 대해 당초 '직원들의 구체적인 행선지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제출하기 어렵다'는 방침을 고수하다, 국회의 질타가 이어지자 사용 내역 일부를 공개하겠다며 태도를 바꾼 상태다. 황해식 감사원기획조정실장은 지난 26일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사용 내역을) 아실 수 있도록 정리해서, 고민을 충분히 해서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와 함께 감사원의 택시활동비 지출 내역을 보고 받고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도 않고 예산 결산 심사위원들에게까지 비밀로, 자료를 주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법사위에서 결산 심사든 예산 심사든 집행 내역을 제출하지 않으면 특수 활동비는 전액 삭감하길 바란다. 그렇게 해야 제도 개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제사법위원회#장경태#감사원#택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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