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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4차 재판에서는 조류학자 나일 무어스 박사의 증인신문이 있었다. (관련기사: 새만금신공항,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손상 https://omn.kr/2925y) 2024년 8월 22일에는 이 소송 5차 재판이 열려 조류학자 나일무어스 박사에 대한 국토교통부 측 반대신문 및 원고 측의 재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 전에는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수라갯벌의 증언자들이 왜 수라갯벌을 지켜야 하는지, 왜 멸종위기종을 지켜야 하는지, 이 질문들에 대한 '나의 이유'를 증언했다.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에서 활동하는 전주 시민 김누리씨는 전주천의 버드나무가 하루아침에 잘려나간 것을 보았을 때의 고통과, 그럼에도 '아름다움을 본 죄'로 다른 자리에서도 피어난 싹의 마음을 믿으며 싸우려는 희망이 수라갯벌의 뭇생명에 대한 사랑과 연결되어 있음을 증언했다.

'새만금 상시해수유통 서명운동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익산 시민 최현화씨는 잼버리 통역 자원봉사를 통해 잼버리 부지가 해창갯벌을 파괴하고 생태학살의 현장이라는 것을 외국 대원들에게 알리다가 점차 이것이 나의 문제임을 절감했다고 밝히고 생태 파괴의 근본 원인인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담대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평화바람'의 오두희씨는 현재 매주 월요일 해창갯벌에서 갯벌을 살리기 위한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20년 전 삼보일배를 비롯한 뜨거운 활동들의 마음들을 되살리고 싶어 영상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20년 전에는 뭉뚱그려서 새, 풀, 조개 등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저어새, 황새 등 하나하나 다 다른 개성을 갖고 있는 존재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증언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의 오동필씨는 지난 30년의 여정이 한 번도 부끄러운 적 없는 싸움이었고 지역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멸종위기종을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5차 재판 수라갯벌 친구들의 증언 대회가 열렸다.
▲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5차 재판 수라갯벌 친구들의 증언 대회가 열렸다.
ⓒ 이영진빈첸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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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법정으로 이동하여 재판을 방청했다. 나일 무어스 박사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국토교통부 측 변호인단은 '새만금신공항 예정지가 어느 정도 육지화되었느냐'라고 질문하였으며, 무어스 박사는 '수라갯벌에는 현재 갯벌에서만 사는 새, 도요물떼새(섭금류)가 살고 있으므로 국제적인 조류단체의 정의에 따른 습지이다. 갯벌인 습지와 갯벌이 아닌 습지가 섞여 있는 형태이다. 주변의 매립에도 불구하고, 또 매립 때문에 오히려 더 귀한 습지라 할 수 있다'라는 요지로 답했다.

또한 다른 공항 건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새만금신공항, 가덕도공항에 대해서는 명백한 반대, 제주 제2공항에 대해서는 우려 표명의 입장이다. 그 근거는 유엔 산하 기관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조항이다. 항공기 경로가 조류 이동 경로와 겹치고, 대규모 조류 이동에 대한 조사가 누락되었고, 공항 운영 과정에서 조류유인시설을 파괴해야만 하며(즉,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조류를 제거해야만 하며), 조류유인시설 그 자체인 습지에 공항을 건설하는 등의 문제로 ICAO 조항 및 그에 준하는 국내법에 명백히 배치된다"라고 답변했다.

"증인은 한국정부가 새만금 지역에 자연보호구역을 설치하여 습지를 보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지요?"라는 질문에는 "한국의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할 때 한국정부는 보호구역을 늘리겠다고, 또한 갯벌을 파괴하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또한 람사르협약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습지 보호는 한국 정부의 의무이다. 그리고 새만금신공항 바로 인근의 서천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데, 이 서천갯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보호구역을 늘려야 하는 것이 약속되어 있다"라고 답했다.

원고 측의 재신문에서는 국제 조류보호단체인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이 한국 정부 부처들에게 새만금신공항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보낸 내용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지 질문하였다. 무어스 박사는 수라갯벌의 습지로서의 국제적인 중요성을 국제 단체에서 인정하며, 특히 도요물떼새 서식지로서의 가치를 확인한 것이라 답변했다.

다음 재판에서도 또다른 전문가의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2024년 10월 17일 16시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다.

이날 언급된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의 새만금신공항에 대한 입장문을 공유한다.

대한민국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 및 그로 인해 철새 종과 습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버드라이프의 입장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은 119개국 123개 보존활동 기관의 협력단체입니다. 버드라이프는 2021년 1단계 세계유산 등재를 포함하여 'Getbol, Korean Tidal Flat'이란 유네스코 세계유산 진행 절차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지원해왔고, 지금도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버드라이프는 대한민국이 최근 몇 년간 서해/황해 연안 습지 보호에 있어 강력한 진전을 이룬 것을 인정하면서, 새만금신공항의 건설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만약 신공항이 건설된다면, 등재된 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의 인근 습지에 심각한 생태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서천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 4곳 중 하나의 습지이며, 4곳 중에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철새 종에게 가장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갯벌은 이 철새들에 대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근거하여(준거 10)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는 것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과 서천군청을 포함한 관련 정부 기관들과 연구자들이 수집한 이용 가능한 데이터는 이러한 높은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분명히 보여주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사들에 따르면 이 지역은 IUCN 적색 목록에 있는 23종과 검은머리갈매기, 넓적부리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과 같은 전세계적 멸종위기종들의 국제적으로 중요한 군집을 포함해 80,000개체 이상의 물새를 정기적으로 부양합니다.

현재 상태로,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은 새만금에 계획된 공항 부지로부터 8킬로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게다가 공항부지는 서천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새만금 지역으로 휴식을 취하러 날아가는 물새 종들의 이동에 의해 생태학적으로 서천갯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새만금신공항 부지와 서천갯벌의 근접성은 두 습지에 의존하는 철새 개체수와 항공 안전에 큰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태학적 함의

• 새만금(중요 조류 및 생물다양성 지역 KR021)은 서천갯벌 세계유산과 가깝고 생태학적으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다리에 추적기를 달아 위성으로 위치추적한 물새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새들이 먹이를 찾고 휴식하기 위해 두 장소 사이를 이동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새만금 갯벌은 2006년 대규모 매립이 시작되기 전까지 철새 종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집결지로 세계적으로 중요했습니다. 대규모 변화에도 불구하고, 많은 철새 종들, 특히 넓적부리도요(IUCN 적색 목록 '절멸위급'종), 붉은어깨도요(전세계적 멸종위기로 '위기'종)의 큰 무리들에게 새만금 갯벌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중요합니다.

• 공항부지에서 3km 이내의 습지에서 수행된 2021년 환경영향평가의 데이터에 따르면 새만금은 습지에 관한 협약(람사르 협약)의 기준에 따라 물새에게 '국제적으로 중요'하며, 개꿩(Grey Plover)와 같은 도요물떼새 종에 중요한 만조 휴식처를 제공합니다.

• 서해 연안 대부분의 지역에 걸친 집중적인 인간의 개발활동은 이동성 물새들이 만조 때 휴식처로 이용할 수 있는 적합한 서식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휴식지의 이용 가능성이 감소하는 것은 물새 개체수의 주요 제한 요소이며, 그들의 먹이활동 지역이 만조로 물에 잠길 때 휴식지까지 먼 거리를 이동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이는 그들이 귀중한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버드라이프 오스트레일리아와 협업하여 서천갯벌에 인공 부유식 구조물을 사용하여 휴식지를 설계하고 설치하였습니다. 따라서 남아있는 모든 물새 휴식지의 보호는 매우 중요합니다.

항공안전에 관한 고려사항

• 물새, 특히 체구가 큰 물새 종들이 많이 이용하는 해안 지역에서 조류충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항공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협약 관련 시사점

• 세계유산구역은 보호구역에 대한 세계적인 표준으로서, 한국의 갯벌에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에 해당하는 지위를 부여합니다. 세계유산 등재로 이 특별한 해안 습지 생태계를 국제적으로 미래 세대를 위해 건강하게 보존하려는 목적으로 습지 관리와 복원을 하는 한국의 수준을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 시민 1,000명 이상(정확히는 1308명)이 참여하여 2024년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새만금신공항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유네스코 공식문서인 Getbol: Getbol, Korean Tidal flats – UNESCO World Heritage Center 관련 권고사항의 이행방안을 검토할 때 우리도 기꺼이 지원을 보낼 것입니다

• 1단계 등재(2021년) 직후이자 2단계 지정 과정에서 서천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위험' 목록으로 간주된다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 모든 관계 당국은 예방적 접근을 해야 하며, 공항부지를 생태적 민감성이 낮은 곳으로 이전하거나 공항계획을 취소할 것을 우리는 권장합니다.

세계 다른 곳에서도 최근에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 올해 초, 버드라이프 국제 파트너십의 네트워크의 권고와 국내 법원의 소송에 따라 포르투갈의 국제적으로 중요한 하구에 인접한 뉴 리스본 공항 개발 계획이 취소되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공항을 오가는 잠재적인 항공편으로 인한 소음 증가가 철새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는 동시에 보존 노력을 손상시킬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새만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제안된 공항의 비행기 항로는 보호 습지 위를 직접 지나가서 야생 동물, 특히 조류 무리에 과도한 교란을 줄 가능성이 있는 50-65dB 이상의 소음 수준을 야기했을 것입니다. 저공비행 비행기는 소음 공해와 조류충돌뿐만 아니라 시각적, 화학적 오염을 포함하여 습지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마찬가지로, 올해 초, 호주 퀸즈랜드에 있는 툰다 하버의 주요 개발이 '국제적으로 중요성을 가진 람사르 습지'(여기서의 '중요성'이란 이동성 도요물떼새에 대한 중요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련 장관의 결정에 따라 철회되었습니다.

• 중국 지앙쑤성의 티아오지니 매립 계획 또한 동일한 이유로 과거에 중단되었고 대신 이 지역은 2019년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이 신공항 건설 계획 프로젝트의 재평가를 강력히 고려하기를, 이 귀중한 습지들과 그 습지들의 부양하는 종들-특히 국내법에 따라 천연기념물로 등재된 종들을 포함하여-의 보존을 우선시하는 대안적인 해결책에 대해 적절히 고려하기를 버드라이프는 촉구합니다. 이것은 생물다양성협약(CBD)과 습지에 관한 람사르협약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정부가 해온 국제적 약속에 따라 갯벌 유네스코세계유산의 생태적 온전성이 유지되도록 보장할 것입니다.

#새만금#새만금신공항#수라갯벌#나일무어스#도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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