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의 아픔을 간직한 내장사가 1000일 참회를 마치고 대웅보전 재건 계획을 확립, 9월 5일 새로운 불사의 시작을 알렸다(관련 기사 :
내장사 대웅전 방화범은 예비 승려... 불교계 망연자실).
정읍 내장산 내장사(주지 대원 스님)는 9월 5일 '내장사 대웅보전 기공식'을 봉행했다. 기공식은 개식, 삼귀의, 반야심경, 천수바라춤, 내‧외빈소개, 경과보고, 인사말, 축사, 시삽,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기공식에는 내장사 주지 대원 스님을 비롯해 선운사 주지 경우, 전 주지 재곤‧대우‧법현‧법만, 종회의원 태효(문수사 주지), 내소사 주지 진성, 개암사 주지 종고 스님 등 스님 40여 명과 신현철 내장사신도회장, 정찬원 선운사총신도회장, 이학수 정읍시장, 박일 정읍시의장 등 사부대중 200여 명이 동참했다.
주지 대원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부처님 정법을 전파하는 내장산 내장사 대웅전 기공식을 하게 되었다"며 "1000일 참회기도 후 늦은 감이 있으나 오늘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이 그동안 저희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셔서 오늘 이 자리가 있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은 축사를 통해 "오늘 내장사 대웅보전 기공식을 갖게 되어 기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죄스럽기도 하다"며 "오늘 복원불사 기공식이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상생과 화합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부처님 말씀처럼 모두가 상생하고 화합하는 사회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대웅보전 기공식이 원만하게 회항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현철 내장사신도회장도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와주신 큰 스님들께 감사드린다"며 "그간 주지 대원 스님이 신도들과 함께 1000일 참회기도를 올리고 신도들의 마음을 모아 시작하는 대웅보전 불사가 원만회향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학수 정읍시장과 박일 정읍시의장도 "내장사는 불자들뿐만 아니라 정읍시민의 정신적 지주로 대웅보전 기공식을 시민을 대표해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대웅보전 불사가 원만하게 진행되어 천년 성지로 지역과 시민을 지켜주는 성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내장사 대웅전은 2021년 3월 5일 사미의 방화로 전소되었다. '호남의 금강'이라는 내장산의 랜드마크 내장사는 636년 백제 무왕 때 창건돼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이 이곳에 모셔져 스님들이 밤낮으로 이를 지켜낸 호국사찰이다.
내장사 대웅전은 근세에 들어 많은 시련을 겪었다.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소실됐고 1958년 복원돼 전라북도 기념물 63호로 지정됐으나 2012년 10월 12일 전기 문제로 화재가 발생해 전소했다. 이에 내장사 대중을 중심으로 2014년 6월 본격적인 복원불사에 들어가 2015년 7월 말 제모습을 되찾았었다.
그러나 2021년 3월 5일 사미의 방화로 전소되었다. 이후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본‧말사에서 100일 참회기도를 올리고 제24교구본사 선운사도 1080배 참회법회 등으로 국민과 불자들에 참회했다(관련 기사 :
"내장사 대웅전 화재로 심려, 참회드립니다" ). 또 내장사도 1000일의 참회기도를 마치고 1200일 만에 전액 자체 예산으로 이날 대웅보전 기공식을 가졌다.
이번 내장사 대웅보전 불사는 정면 5칸, 측면 3칸 전통양식의 143㎡(약 43평) 크기에 다포계, 겹처마, 팔작지붕 구조로 지어진다. 2025년 9월 6일 회향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보신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