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2025년)도 연구개발(R&D) 예산안을 삭감 전인 2023년 보다 조금 늘려 복원된 예산안을 내놨지만,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2025년 R&D 예산의 경우 2023년보다 8.6%인 약 1천억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출연연 연도별 주요사업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5개 출연연들의 R&D에 투입되는 주요사업비 예산(정부안)은 총 1조833억 원으로 예산 삭감 이전인 2023년도 대비 1013억 원(8.6%) 줄어든 수준이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출연연들의 연도별 주요사업비 예산은 ▲2021년 1조823억 원 ▲2022년 1조1241억 원 ▲2023년 1조1848억 원 ▲2024년 8946억 원 ▲2025년 1조834억 원(정부안)이었다.
전년도 대비 주요사업비 증감률은 ▲2021년 8.26% ▲2022년 3.87% ▲2023년 5.39%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24년 올해 –24.49%로 대폭 삭감된 바 있다.
특히 황 의원은 "2023년 대비 내년도 주요사업비가 가장 많이 삭감된 곳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으로 나타났다"면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주요 사업비는 2023년 1335억 원을 기록했지만 내년도 예산에는 1225억 원만 반영됐다"고 짚었다.
또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의 내년도 예산도 2023년도 대비 96억 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76억 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73억 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67억 원 등 25개 출연연 중 23곳이 삭감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황 의원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2.5%, 내년은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R&D 예산은 더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명목 총 R&D 예산 29조7000억 원의 실질 예산은 28조4000억 원으로 추산돼 2023년도 대비 약 1조 원가량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의원은 "국가 총 R&D 예산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2023년도 대비 삭감인데, 출연연들은 명목 R&D 예산마저 2023년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국가 출연연은 우리나라 연구개발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지만 R&D 예산 삭감의 고통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방위원이자 예결위원으로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심사 시, 출연연 R&D 예산 증액을 위해 힘쓰겠다"며 "출연연들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 추가 증액을 꼭 이뤄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