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윤석열 대통령,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난 2일 부산시 기장군의 한 공사 현장에서 추락한 70대 노동자가 4시간이 넘도록 응급 수술 병원을 찾다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보다 한 달 전인 지난 7월 31일에는 경상남도 김해시에서 1.5톤짜리 콘크리트 기둥에 깔린 60대 화물차 기사가 이송 지연으로 결국 사망했다.

부산과 경남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두 사건은 최근 응급의료체계가 무너진 주요 사례로 거론된다. 119 구급대가 여러 병원의 문을 두드렸지만,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단 답변만 되돌아왔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생명을 구하지 못한 것인데,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라던 대통령의 말과 실제 현실은 딴판이었다.

원활하다? 전혀 다른 현실... 커지는 경질 목소리

의정 갈등 사태의 한 축인 의료계는 이러한 상황을 꼬집으며 "이런 게 비상진료체계가 잘 돌아가는 모습이냐"라고 윤석열 정부에 공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성명에서 "의사 부족으로 정부의 발표와 달리 이미 많은 응급실이 정상적인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해법을 촉구했다.

다가오는 추석을 우려하는 시민사회와 지역 단체도 적극적인 대응 마련을 외쳤다. 10일, 사고가 일어난 부산에서는 8개 단체가 한데 모여 응급의료 공백의 문제를 정부에 제기했다. 사회복지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경지부, 부산참여연대 등은 "사태가 이런데도 보건복지부에서 망언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최근 박민수 2차관은 응급실과 관련 "(환자) 본인이 전화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면 경증"이라고 말해 원성을 샀다. 그러자 오세훈 서울시장,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등 여권에서조차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응급실로 가는 응급차
 응급실로 가는 응급차
ⓒ 이정민

관련사진보기


부산지역의 단체는 이에 더해 조규홍 장관까지 동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상래 부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친척이 뇌경색으로 응급실을 찾아 헤맸다며 "7개월째 의료대란에서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불안만 더 키우고 있다. 분노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수습책을 강하게 압박했다.

광역지자체의 미온적 대처도 문제 삼았다. 이종건 부산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추석 연휴가 코앞인데도 다른 16개 시도와 달리 부산시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하루 전 부산시가 공을 들인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사업을 언급하며 "응급의료 붕괴에 노출된 시민보다 MOU체결을 더 중요한 사안으로 여기는 듯 하다"라고 질타를 퍼부었다.

이성한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추석 연휴에 제발 큰 사고가 없어야 한다"라며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그는 "지금 더 심각한 건 응급실에 도착하더라도 그 안에서 배후진료가 제대로 안 돼 숨지는 경우"라며 "추석 기간 상황을 모니터링해 조만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자 부산시는 바로 보건의료 등이 포함된 '추석명절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엔 ▲ 비상의료관리상황반 설치 ▲ 응급의료기관 1:1 전담책임관 지정 ▲ 추석기간 응급진료상황실 가동 등 비상응급대응 주간을 운영한다는 내용이 담긴다. 시 관계자는 "시점의 문제이지 이미 수립한 대책"이라며 "검토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는데 곧 보도자료를 내겠다"라고 해명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경질 요구 선 긋기에 나섰다. 용산 대통령실은 최근 언론에 두 장·차관의 경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개혁의 중심에 두 사람이 있는데, 이를 교체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부산공공성연대, 부산참여연대, 사회복지연대, 부산환경련,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부경지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경지부, 사회적경제포럼, 포럼지식공감 등 8개 단체가 10일 부산시청 광장을 찾아 '응급의료 붕괴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부산공공성연대, 부산참여연대, 사회복지연대, 부산환경련,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부경지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경지부, 사회적경제포럼, 포럼지식공감 등 8개 단체가 10일 부산시청 광장을 찾아 '응급의료 붕괴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의료대란#응급실#의료공백#부산#사망
댓글1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